하지만 조세 저항도 만만치 않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지는데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후가 불안해지고 있는 터라 세금을 더 거둬들이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접점은 없을까? 박명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최근 ‘재정포럼 12월호’에서 발표한 ‘납세에 관한 일반 국민들의 인식 변화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일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납세에 대한 인식 3년새 대폭 악화
조세재정연구원이 전국 16개 시도내 거주하는 만 25~64세 성인남녀 2299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5년 11월23일부터 12월26일까지 얻은 설문결과에 따르면 세금을 낼 때 “세금을 가능하면 줄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국민 절반에 가까운 42.7%에 달했다. 불과 3년 전에는 24.6%에 불과했던 비율이 두배 가량 늘어났다.
적발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세금납부회피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사람의 비율은 44.1%로 3년 전보다 1.6%포인트가 늘었다.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는 의향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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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개인의 납세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는 이유는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공평한 조세제도, 탈세·체납에 대한 엄중한 처벌 여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능력이 높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82.1%가 부정적으로 답을 했다. 반면 경제적 능력과 비슷한 사람과 비교해 세금부담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58.5%가 비슷한 수준으로 봤다. 국민 상당수는 조세제도가 수직적 형평성에 맞춘 재분배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국세행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문제다. 소득세를 정기적으로 탈세했을 때 과세관청에 발각될 가능성에 대해 79.3%가 대체로 낮거나 매우 낮다고 응답했다. 국세청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도 43.9%가 믿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른 사람이 탈세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본인도 세금을 제대로 낼 수 없다는 뜻이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박 선임연구원은 고소득층에 대한 추가적인 소득세 인상은 답이 아니라고 봤다. 이미 고소득자에 대한 세율이 높은 상황인 만큼 탈세자를 줄이고 성실납세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소득세가 이미 상당한 누진적 구조를 띠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의 판단에는 공평하게 부과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면서 “고소득층에 대한 세율을 더 올리는 방식보다는 탈세·체납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대응을 하는 동시에 성실 납세자에 대한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분위기 조성 등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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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자 줄이기 쉽지 않은 과제
이렇게 조세저항이 큰 상황에서 근로소득자 절반에 달하는 면세자를 줄이는 일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2015년기준 면세자 비율은 46.8%에 달한다. 전년 48.1%에 비하면 일부 줄긴 했지만 국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우 면세자 비율 평균이 16%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고액연봉자만 부담이 늘어났다. 지난해 소득세법 개편으로 급여가 5억원을 초과할 경우 세율이 38%에서 40%로 상향 적용됐기 때문이다. 고소득자 입장에서는 불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면세자에게 월 1만원 등 최저한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표’가 중요한 정치권에서는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장(전 한국세무학회 회장)은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납세에 대한 인식은 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세금 공평 부담이라는 원칙이 깨져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저소득 계층에 대해 비과세, 감면과 공제를 더 늘리지 않으면서 소득 증대에 따른 면세자 자연 감소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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