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중순 개통 앞둔 수서발 고속철도 타보니
시속 300㎞로 서울~동탄까지 13분 만에 도착
최저요금 7500원 'KTX보다 최대 14% 저렴'
국내최장 율현터널에 비상구 20개…안전 '최우선'
지하철+버스 환승도 간편…수도권 이동 수월해질듯
| △ 연갈색 바탕에 감색 띠를 두른 200m 길이의 SRT(수서발 고속철도). 총 10량(1량은 열차 1칸)으로 이뤄진 이 고속 열차는 수서역에서 부산역까지 2시간 13분 만에 주파한다. KTX(서울~부산 141분)보다도 8분가량 빠르다. [자료=S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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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때 이른 입김이 하얗게 나오던 2일 오전 10시 15분 서울지하철 3호선·분당선 수서역. 지하 계단을 따라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니 마치 미래도시 느낌을 풍기는 수서역 SRT(수서발 고속철도) 플랫폼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연갈색 바탕에 감색 띠를 두른 200m 길이의 열차 한 대가 플랫폼에 도착했다. 총 10량(1량은 열차 1칸)으로 이뤄진 이 고속철 열차는 수서역에서 부산역까지 2시간 13분 만에 주파한다. KTX(서울~부산 141분)보다도 8분가량 빠른 고속 열차다.
열차 안은 특실과 일반실, 사회적 약자 배려석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뤄졌다. 특실은 외관과 동일한 연갈색 실내에 의자 윗부분에 감색으로 포인트를 줘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녹색 바탕에 자주색으로 마무리한 사회적 약자 배려석은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을 KTX보다 5.2~5.7㎝ 더 확보해 승객의 불편함을 줄이는 데 신경 썼다.
| △ SRT(수서발 고속철도) 특실은 외관과 동일한 연갈색 실내에 의자 윗부분에 감색으로 포인트를 줘 아늑한 느낌이 준다. SRT 특실 내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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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플랫폼을 빠져나와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52.3㎞)까지 이어진 율현터널에 진입했다. 차창 밖으로 어둠이 깔리자 열차가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시속 300㎞ 가까이 주행했지만 내부 소음이나 진동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지하철을 연상시키는 열차는 수서역을 출발한 지 13분 만에 경기도 동탄역에 도착했다.
고속철도 운영사인 ㈜SR은 수서~동탄 구간 운임을 7500원으로 확정하는 등 운임체계를 확정지었다.
내달 중순 정식 개통하는 SRT는 서울 수서역을 출발해 동탄역과 지제역(평택)을 거쳐 평택에서 KTX가 지나는 경부고속선에 합류한다. 부산행 경부선(하루 편도 40회)과 목포행 호남선(편도 20회)을 합쳐 하루 60회 운행될 SRT 기준운임은 수서~부산 구간은 5만 2600원, 수서~목포 구간은 4만 6500원에 책정됐다. KTX와 비교해 거리는 약 14~17㎞ 줄었고 이동시간도 7~8분가량 앞당겨졌다. SR 관계자는 “내달 중순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실제 열차 예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 △ SRT(수서발 고속철도) 기준 운임료 [자료=S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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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사업비 3조 1272억원을 들여 2011년 착공한 SRT 노선은 지난해 말 개통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약 지반 문제’ 등이 불거지며 올해 8월로 연기됐다가 12월로 개통이 또 미뤄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복환 SR 대표는 “터널 내부 균열 등 문제가 된 부분을 이중 삼중으로 보완했다”며 “율현터널 내 화재 사고 발생에 대비해 총 20개의 대피 통로를 마련해 안전한 대피를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SRT가 개통할 경우 서울 강남권과 동탄, 평택(지제) 등에서 하루 평균 11만 3000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권 접근성도 한결 수월해질 전망이다. SRT 출발역인 수서역은 서울지하철 3호선·분당선과 지하통로로 연결돼 지하철과 버스정류장으로 5분 내로 이동할 수 있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오랜시간 공을 들인 SRT가 본격 서비스를 시작하면 국민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것”이라며 “신속하고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 SRT의 출발역인 수서역은 서울 지하철 3호선·분당선과 지하 통로로 연결돼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으로 5분 내로 이동 할 수 있다. 수서역 외관 [자료=S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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