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길 만리재 200m 차량 행렬
14일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서울시 만리재에서 퇴계로로 연결되는 도로는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었다. 주요 우회로인 서소문로 등도 몰려든 차량들로 인해 출근길 시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하루 평균 4만 6000여대의 차량이 이용했다. 교통 정체는 이날 오전 8시 10분께부터 본격화됐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 폐쇄로 염천교와 숙대입구로 쪽으로 우회로를 안내했으나 많은 차량들이 시내 진입을 위해 만리재 고개에서 신호를 기다리면서 본격적인 정체가 시작됐다. 여기에 평소 지나다니던 고가도로 방향 차선으로 향하던 차량들이 경로 변경을 위해 차선을 갈아타면서 고가 진입로 일대는 차량들이 얽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이로 인해 8시 30분께 만리재 고개는 고가 시작점부터 공덕동 방향으로 200m 넘게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우회로로 진입하려고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들 중 일부는 정체를 피해 남영역 방향으로 빠져나가기도 했다.
남영역에서 서울역으로 오는 방향의 도로도 정체를 빚었다. 녹색불인데도 차량들은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고가 진입로부터 서울역(서부역) 앞 택시 승강장까지 100m정도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서소문로 일대와 퇴계로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8시 30분을 넘어가면서 퇴계로에서 서울역으로 넘어가는 방향 도로는 교통 정체가 절정을 이뤘다. 차량들이 우회로 쪽으로 몰리면서 이 일대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당초 시는 서울역 일대를 지나는 시간이 평소보다 6~7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시간은 이보다 월등히 길었다. 차가 막히자 버스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택시 기사 이모(65) 씨는 “고가가 없어졌으니 길이 막힐 수 밖에 없다. 출근길에 한 손님은 정체가 길어지자 서울역 인근에서 하차해 지하철로 향했다”고 말했다.
서울역 고가도로 폐쇄로 남대문 시장 상인들은 서울시의 서울역 고가 철거 강행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남대문 상인 윤모(63) 씨는 “가뜩이나 장사가 안 되는 데 고가를 막으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질 것”이라며 “우회도로를 만들었지만 계속 막히면 사람들이 이곳을 더 찾지 않을까 우려 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인 김모(63) 씨는 “고가도로 폐쇄로 사람이 끊겨 장사가 어려워질까봐 걱정”이라며 “고가가 노후화돼 위험해서 차량 통행을 금지한다더니 고가를 사람 다니는 공원을 만든다고 하니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 “추가 교통개선책 마련하겠다”
시에 따르면 이날 출근 시간대(오전 7~9시) 대체경로 교통량은 줄어든 반면 인접도로와 우회도로 이용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접 우회도로 일부는 차량 속도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량의 경우 도심은 전년 및 시행 전 대비 비슷하지만, 우회로를 이용하는 교통 흐름의 변화가 발생했다. 대체경로(만리재로·염천교·퇴계로)를 이용하는 교통량은 평소보다 31.7% 감소했고, 인접도로와 원거리 우회량은 각각 2.0%, 12.5% 증가했다. 대체경로인 만리재로와 퇴계로는 평소보다 교통량이 줄었음에도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가량 차량 정체 현상이 이어졌다.
시는 지난 12일과 13일 서울역 교차로 내 컬러 레인(분홍색 등의 차선) 도입으로 신설 직진차로를 명확화하고, 통일로(염천교 교차로~서울역 교차로) 노면 표시 설치로 차로별 방향 안내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염천교 등 4개 교차로의 신호체계 개선도 검토 중이며, 퇴계로~통일로 양방향 직진차로 신설 안내 현수막을 다섯 곳에 내걸었다.
시는 현장관리를 통해 추가 교통개선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신용목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현재로선 교통 흐름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낙관하기 힘들다”며 “앞으로 현장의 교통 흐름을 계속 분석하고 개선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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