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Korea H2 Business Summit)’은 현대차와 SK, 포스코 3개 그룹이 3월 수소경제위원회에서 논의를 시작했고 이후 각 기업들이 참여의사를 밝히며 판이 커졌다. 총 15개 그룹과 기업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여하며, 이날 출범 총회에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대표이사 사장 △허세홍 GS그룹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사장 등이 직접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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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총회에 참석한 총수들은 수소의 공급과 수요, 인프라 영역에서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가올 수소사회에서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수소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900여 개의 수소 관련 프로젝트가 전개되고 있고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한 ‘그린수소’ 생산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은 그리 유리하지 못한 편이다.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지리적인 여건이 불리해 국내 수소 생산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그레이수소’가 대부분이다.
또한 ‘생산-저장-유통-소비’로 이뤄지는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의 과정에서 국내 수소산업은 대부분 차량과 연료전지 등 부분에 집중돼 생산과 저장, 운송 등 인프라 분야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SK·포스코·한화·효성 등 5개 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경제 전 분야에 43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고 계열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정부 지원 등 필요…최태원 “펀드 조성 건의”
이에 따라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수소 산업의 생태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기업 간 협력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지원과 정책 등이 필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은 앞으로 기업·정책·금융이 하나로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공동 펀드 조성을 건의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며, 이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 펀드 조성을 건의한다”며 “협의체 기업들이 유망한 수소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금융회사들은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자금이 소요되는 해외사업 및 수소 인프라 투자를 추진함으로써 수소사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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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수소의 안정적인 공급과 해외 기술 확보를 위해서도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이 공동 대응한다. 해외 수소 생산·운송 영역에 진출해 안정적인 수소 공급망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수소 공급원을 다양화하면서 자립적인 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투자확대로 수소액화와 탄소포집·저장(CCU) 등 차세대 수소경제 핵심기술 확보에도 공동으로 나서기로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수소산업 생태계의 균형적인 발전이 늦었지만, 우리 기업들이 전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만큼 못할 것도 없겠다는 자신감도 든다”며 “수소 비즈니스 서밋이 수소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리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협의체 출범으로 기업들 수소 투자도 확대
이번 협의체 출범으로 국내 수소경제 확대와 기업들의 글로벌 수소 산업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에 참가한 그룹·기업들은 총회에서 수소경제 관련 사업 확장과 투자 확대에 대한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기도 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환원제철을 상용화해 철강 제조 공정을 근본적으로 혁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협의체가 우리나라 수소경제 발전의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수소 생산과 활용 전반에 걸쳐 핵심역량을 확보하면서 적극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효성은 수소 생산과 공급·저장·활용 등 수소 생태계를 망라하고 있다”며 “앞으로 배터리와 연료전지, 모빌리티 차체 등 미래 에너지 분야 소재와 부품 사업에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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