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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코엑스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Hospital Fair) 현장에서 만난 탐비라야 마하데반 말레이시아 사립병원협회 회장의 뼈 있는 조언이다.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는 대한병원협회가 국내 병원의료산업을 육성하고 의료기기업체의 해외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행사로 올해는 27일부터 3일간 개최된다. 참가업체는 지난해 191개에서 올해는 GE헬스케어, 필립스, 지멘스, 캐논 등 글로벌 업체를 비롯해 삼성전자, JW메디칼, DK메디칼 등 주요 영상진단·진찰기기, 수술, 감염, 설비, 재활 등 200여개의 다양한 450여개의 부스를 차렸다. 참석 인원도 지난해 2만2000여명에서 올해는 10% 정도 늘어날 것으로 협회 측은 예상하고 있다. 홍정용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참가자의 93% 이상이 의료기관, 의료기기 업체 종사자일 만큼 동일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참가 기업도 실제 병원에서 쓰는 장비·제품 회사로 한정해 밀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협회가 올해에 중점을 둔 내용은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해외 진출이다. 정영진 대한병원협회 부회장은 “협회 소속 의료기관에게 다양한 의료기기를 소개한다는 목적 외에 국내 의료기기 업체의 해외 진출을 도와 동반 성장하자는 취지”라며 “성장가능성이 큰 국가의 의료기관 관계자들과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를 연결시켜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말레이시아사립병원협회, 인도네시아병원협회를 비롯해 인도, 중국, 대만, 러시아의 관계자들을 대거 초청했다. 행사장 한 켠에는 국내 의료기기업체와 해외 바이어가 1대1로 상담할 수 있는 장소도 마련했다. 마하데반 회장도 대한병원협회의 초청으로 이 행사를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초음파진단기 부스를 살펴본 마하데반 회장은 “삼성의 수준 높은 IT 기술이 적용된 초음파기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일본이나 네덜란드 산 의료기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삼성이 말레이시아 의료기기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다양한 프로모션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참석자들은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전동 온냉장 배선카트에 관심이 많았다. 전동 온냉장 배선카트는 환자 식사를 식당에서 병실까지 운반하는 카트로 환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찬 음식은 차게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유지한다. 병원 식당 장비 전문업체인 대륭은 기존 배선카트에 배터리를 장착해 운반 중에도 작동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대당 가격은 약 1500만원이다. 이 카트를 둘러본 산토소 소에로소 인도네이사 마야파다병원 박사는 인도네시아 대륭 관계자에게 내년에 열리는 인도네시아 의료기기 박람회에 참가해 전동 배선카트를 소개할 수 있는지 물었다. 대륭 관계자는 “실제 대학병원에서 시험 사용하면서 제기된 문제들을 보완했다”며 “해외 경쟁력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JW메디칼의 대소변 자동처리기 ‘케어비데’도 외국 병원 관계자와 국내 요양병원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기기는 거동이 불편해 침대에 누워 생활해야 하는 환자들이 대소변을 보면 센서가 자동으로 인식해 이를 흡입하고 몸을 세척·건조해 주는 장비로 최대 11시간 연속 사용이 가능해 보호자나 간병인의 일손을 덜어준다. JW홀딩스 관계자는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지 악취제거와 살균소독은 완벽한지 등 많은 질문을 받았다”며 “노인 환자가 많은 의료기관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는 부속 행사로 의료분쟁, 환자안전관리, 감염관리, 병원건축, 원격판독 등 150여개의 세미나가 마련된다. 정영진 부회장은 “병원 운영자에게는 병원 경영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의료기기 업체에는 해외 진출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의료기기와 병원 시스템 자체에 관심이 많은 외국 단체를 초정한 만큼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