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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된 10일 제주도 부동산시장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신공항 대상지로 확정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하루 종일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최 대표는 “내지인 외지인 가릴 것 없이 ‘살 수 있는 땅이 있느냐’, ‘가격이 얼마냐’는 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하지만 가격 상승 기대감에 땅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거래할 만한 게 거의 없다”고 전했다.
신공항 대상지인 성산읍 신산리 일대 땅값은 최근 2~3년 새 세 배 정도 오른 상태다. 신공항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외지인들이 땅 매수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땅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도로와 인접해 있는 임야는 3.3㎡당 100만원이 넘고, 맹지(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토지)는 3.3㎡당 40만~5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해안가와 인접한 곳은 3.3㎡당 200만~300만원대지만 아예 매물 자체가 없다.
이 곳 뿐 아니라 제주 신공항 발표를 앞두고 서귀포 일대 부동산시장은 2012년부터 들썩였다. 당시 처음으로 4개 후보지가 선정됐기 때문이다. 유력한 후보지였던 대정읍 신도리 일대의 경우 보상을 노린 외지인들이 나대지 등을 사들인 뒤 가건물을 지어 놓은 곳이 수두룩하다는 게 현지 주민들의 전언이다. 또 현지 상황을 모르는 투자자들을 겨냥해 실제 시세보다 몇 배 높은 가격에 뻥튀기하는 매물도 적지 않다.
제주시는 신공항 발표 직후 투기가 일 가능성이 커지자 10일이나 11일께 성산읍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 경우 공고 5일 후인 오는 15일이나 16일부터 이 일대는 토지 거래 때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강희복 제주부동산중개조합 사무장은 “제주도는 최근 몇년 새 외지인들이 대거 들어와 집값 뿐 아니라 땅값도 몇배로 올려놨다”며 “수도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도로와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바로 개발될 것처럼 속여 매물로 나온 맹지도 적지 않은 만큼 투자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