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과 경기 성남시에서 각각 분양한 ‘래미안 장전’과 ‘위례 자이’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다. 이달 초 선보인 부산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 아파트 전용면적 84㎡A 타입은 190가구 모집에 5만여명이 몰려 260대의 1의 경쟁률로 부산지역 내 최고 청약률 기록을 갈아치우기까지 했다.
분양시장 훈풍을 타고 청약률이 수백 대 1을 웃도는 단지들이 줄지어 등장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대감과 함께 거품이라는 우려가 상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투기 수요가 끼어들면서 주택의 실제 가치보다 청약 열기가 과열됐다는 이야기다. 과연 이 같은 분양 시점의 높은 청약 경쟁률이 입주 후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최근의 사례를 보면 ‘대체로 그렇다’. 이데일리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3년 전인 2011년 분양 당시 청약 경쟁률 전국 상위 10위 안에 오른 아파트의 입주 후 시세를 추적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11년 청약률 상위 10위권에 속한 아파트 중 현재 매매 시세가 형성된 것은 지방에 공급된 5개 주택형이다. 이 가운데 4개 주택형(80%)의 현재 집값이 분양가보다 2500만~6600만원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의 수도권과 비슷하게 2010년부터 지방에서도 청약통장 가입자의 1순위 조건이 크게 완화(가입 후 2년→6개월)되면서 가수요가 붙어 청약 경쟁률이 치솟았다”며 “당시의 높은 선호도가 입주 시점인 현재 집값 프리미엄(웃돈)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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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률 5~10위 사이 아파트도 적게는 2500만원에서 6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었다. 세종시 도담동과 종촌동에서 2011년 말에 나란히 분양했던 ‘웅진스타클래스(1-4생활권 M4블록)’ 116㎡E 타입과 ‘한신휴플러스 11단지’ 113㎡A 타입 매매가는 분양가 대비 각각 2650만원, 2520만원 상승했다. 82대 1, 55대 1에 달하는 높은 청약 경쟁률이 입주 뒤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12월 전북 전주시 중동에서 입주한 ‘전북혁신 우미린1단지’ 아파트도 같은 경우다. 64대 1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이 아파트 112㎡E 타입은 현 시세가 2억7750만원이다. 분양가(2억1390만원)보다 6360만원 높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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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높은 청약률이 반드시 미래의 집값 프리미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분양과 입주 시점의 시차가 큰 만큼 변수도 많기 때문이다. 분위기에 휩쓸려 너도나도 같은 아파트 청약에 나서는 쏠림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함 센터장은 “지방은 2011년 이후 아파트가 대거 공급돼 앞으로도 지금 같은 입주 후 집값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한때 높았던 주상복합아파트의 열기가 확 식은 것처럼 일시적인 유행을 따라가는 것은 위험하다”며 “실수요로 재편된 시장인만큼 입지와 분양가, 학군, 공급 물량 등 기본적인 요소 점검에 충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