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태스크포스·팀장 유현정)는 이날 오전 10시20분부터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조주빈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전 9시30분께 중앙지검에 도착한 조주빈은 9시50분 수사 검사와 면담하고, 가족들과 유선으로 변호인 선임 문제를 상의한 후 본격적인 조사를 받았다. 오전 조사는 11시30분께 마쳤고, 점심식사 후 오후 1시55분께부터 오후 조사를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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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 등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관련해 가입자(관전자)를 비롯한 공범 수사를 두고 경찰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면서 법리 등을 검토 중이다. 범죄수익으로 취득한 가상화폐 등에 대한 몰수추징 방안 및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형법 제114조는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그 구성원으로 활동한 사람은 그 목적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다만,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조직폭력배, 보이스피싱 조직 등 구성원들에게 주로 적용됐다.
조주빈 등 n번방 가담자들에게 이 조항의 적용을 검토하는 것은 구성원을 모두 목적한 범죄의 형량과 같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실체 처벌 형량이 높아질 수 있다.
조주빈은 지난 25일 검찰에 송치된 후 이튿날인 26일 첫 조사를 받았다. 오전 조사는 10시20분께부터 11시35분까지 진행됐으며 점심식사 후 오후 2시5분부터 7시30분까지 오후 조사가 진행됐다. 약 6시간동안 조사가 이뤄진 셈이다. 이후 오후 8시20분까지 약 1시간 조서 열람을 하고 구치소로 복귀했다.
송치된 25일 기존 변호인이 사임계를 제출한 상태에서 조주빈은 변호인 없이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검찰은 이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전날 첫 조사에서 기본적 인정신문을 진행하고, 성장배경 및 범행 전 생활, 송치된 혐의 내용 전반에 대한 인정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주빈은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주빈이 경찰 수사 단계에서 자해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현재 건강상태가 비교적 양호하고, 수감생활에도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주빈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협박과 강요를 통해 아동 성 착취물 등을 만들어 돈을 받고 자신이 운영하는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주빈이 송치되면서 경찰이 적용한 혐의 죄명은 총 12개이고, 수사기록은 별책을 포함해 38권(약 1만2000쪽 분량)이다. 송치 죄명 혐의에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유사성행위, 강간), 강제추행,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 강요·매개·성희롱)이 적용됐다. 또 강요, 강요미수, 협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살인음모, 사기도 포함됐다. 다만 살인음모 혐의는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주말 조주빈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수사기록 및 법리 검토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