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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온정주의’ 뿌리 뽑는다…지휘관 인사교류·외부 감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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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I 2026.09.21 1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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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시도 간 인사교류·익명제보시스템 확대
외부전문가 감찰 참여…조직문화 진단 정례화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제보해도 안전하지 않다는 조직 내 불신을 없애기 위해 소방청이 구조적 쇄신에 나섰다. 지역 연고와 서열 중심의 폐쇄적인 조직문화를 바로잡고, 소방공무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전국 단위로 인사교류와 익명제보시스템을 확대 적용한다.

김재홍 소방청 차장 직무대리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방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소방청)
김재홍 소방청 차장 직무대리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소방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소방청)
소방청은 21일 지휘관의 시도 간 인사교류를 확대하고, 중앙 감찰 기능을 강화하면서 외부 전문가를 감찰 조사에 참여시키는 내용의 ‘소방 조직문화 쇄신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반복된 소방조직 내 부조리를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이번 대책은 지난 8월 공개한 조직문화 진단 결과를 토대로 마련됐다. 전국 소방공무원 6만 597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부조리를 겪고도 아무 말 못 했다는 응답은 70% 안팎이었지만 공식 채널 이용률은 0.8~3.3%에 불과했고, 제보자 익명성 신뢰는 7점 척도에 3.99점에 그쳤다. 특히 여성과 6~10년 차 직원은 경험률이 높은 반면 제도 신뢰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소방청은 신분 노출 우려와 제도 불신이 만든 구조적 침묵으로 진단했다.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으로는 △온정주의 차단 △성역 없는 독립·전문 감찰 △신고자 보호와 2차 피해 방지 △상호 존중 문화와 지속적인 조직관리 등 4대 전략과 10개 추진 과제를 마련했다.

지휘관 인사교류 확대…권역별 교차감찰·외부전문가 참여

이날 공개된 종합대책과 관련해 소방당국은 우선 지휘관의 시도 간 인사교류를 전면 확대한다. 한 지역 장기근무 시 인맥으로 감찰·징계가 온정적으로 처리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8일 소방공무원법 일부 개정안이 전날 국회를 통과하면서 대통령이나 소방청장은 임용권을 위임한 경우 전국 단위 인사 운영에 필요한 범위에서 위임한 임용권을 직접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소방청장은 필요 시 소방청과 시도 간, 시도 상호 간 전보·파견을 지시할 수 있다. 시도지사 인사권은 유지하되 비위 징계 등 특별한 사안에는 중앙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가능해진 셈이다.

아울러 소방당국은 소방준감 승진 후보자에게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를 도입하고, 시도 소속 공무원에게도 고위직 승진 기회를 주는 통합 선발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윤강열 소방청 운영지원과장은 “하위 법령을 연말까지 개정하고, 내년 초기에 정기적으로 인사 교류에 대한 신청을 받아 인력 풀을 구성하면 즉시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감찰의 중립성은 특별감찰단의 권역별 교차감찰로, 전문성은 감찰부서 변호사 배치로 보강한다. 비위 대상자가 소방령 이상이거나 갑질·성 비위와 같은 중대 사안은 소방청이 직접 감찰하고, 시도 자체 감찰로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건은 소방본부장 요청 시 소방청이 맡는다. 이때 노무사·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도 감찰 조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감찰처분심의회는 피해자가 요청하면 외부 기관의 조사 여부를 결정하고, 성 비위 사건 심의에는 여성위원 참여를 의무화한다. 소방청 감찰관이 시도 징계 양정 심의에 참여해 지역별 편차를 줄이고, 방조한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묻는다.

익명제보시스템 전국 확대…조직문화 진단 연 1회 정례화

신고자 보호를 위해 소방은 외부 전문 익명제보시스템이 없는 시·도에 제보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 접속 IP를 남기지 않는 등 신원 보호 방식과 처리 절차를 구체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독립 조사 공간을 마련하고 참고인 보안서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며 단계별 2차 피해 방지 매뉴얼을 배포한다. 신고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은 전면 차단하고, 불이익이 확인되면 그 자체를 감찰 대상으로 삼는다.

이어서 소방청은 지난달 신설한 소방사법권익담당관을 중심으로 성희롱·성폭력 예방 지침을 전면 개정하고, 언어 감수성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로 했다. 교육은 생애주기형 체계로 전환해 신임교육에 부조리 예방 과목을 필수로 넣고, 중앙소방학교에 1주 과정의 감찰관 전문교육을 신설한다. 직원들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도록 전 직원에게 ‘직무 현장 주의·금지 행위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한편 관리자 교육에 공직윤리 과목을 편성한다.

조직문화 진단은 연 1회 정례화해 개선 여부를 측정한다. 부정 응답이 높거나 개선되지 않는 시·도에는 예방감찰을 실시한다.

최용철 소방청장은 “이번 대책은 부조리를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확인하고 바로잡는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구조의 문제로 보고 마련했다”며 “구성원이 불이익을 걱정하지 않고 의견을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조직문화 쇄신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소방청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사진=소방청)
소방청 조직문화 쇄신 종합대책(사진=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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