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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 회장은 8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서한에서 AI 이슈를 첫 번째 항목으로 꼽으면서 “AI는 지난 수백년 동안 인류가 이뤄온 주요 기술 발명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인쇄기,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 인터넷 등을 떠올려 보라”고 밝혔다.
그는 AI 기술의 잠재력이 아직 완전히 실현되지 않았음에도 “산업 지형이 완전히 뒤바뀔 것이고 사회의 많은 부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 결과는 매우 특별하고 혁신적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AI가 우리 산업을 얼마나 크게 또 얼마나 빨리 바꿀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다이먼 회장은 또 JP모건이 10년 전부터 AI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는 “우리는 수년 동안 AI 및 머신러닝 기술을 적극 사용해 왔으며, AI 조직을 실질적으로 성장시켰다”면서 “현재는 2000명 이상의 AI 및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으며, 마케팅, 사기 및 위험 감지 등 400개 이상의 업무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전 직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생성형 AI가 실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탐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와 관련해선 “특정 직종이나 역할이 줄어들 수 있겠으나 다른 직종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다이먼 회장은 지난 2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AI 혁신은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 투자자들을 흥분시켰던 인터넷 버블이 일어났을 때엔 과대광고였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라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결국엔 JP모건을 비롯해 거의 모든 업무에 AI가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AI가 악의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낙관론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이먼 회장은 “AI는 인간의 정신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도 있다”면서 사이버보안과 제약 연구 등이 AI 혁신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이먼 회장은 이날 서한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정학적으로 가장 위험한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향후 몇 년 안에 8%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속적이고 막대한 재정지출, 전 세계적인 군비 확장, 글로벌 무역질서 재편, 새로운 녹색경제의 자본 수요, 향후 에너지 비용 등 모든 것이 인플레이션을 초래한다”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주식 및 회사채 시장이 과도한 낙관론으로 고평가돼 있다면서 “시장은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70~80%로 평가하고 있는데, 나는 그 가능성이 훨씬 낮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다이먼 회장은 JP모건은 금리가 2%로 낮아지거나 8% 이상으로 오르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장기금리가 6% 이상으로 오르면 경기침체를 동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채권금리가 2% 포인트 인상되면 주식 등 금융자산 가치는 20% 떨어지고 오피스 부동산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은행 시스템과 차입이 높은 기업에 대한 더 많은 스트레스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