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포럼 출범…“지역기업 지원방안 만들 것”

김형욱 기자I 2023.08.16 21:48:57

광주서 출범식 열고 첫 토론 진행
산업부 "첨단산업 지역 안착 지원"
지자체 "핵심 권한 지방 이전해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중앙정부가 아닌 지역이 주도하는 윤석열 정부식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출범했다. 출범과 함께 이어진 토론에서 주요 참석자들은 지방기업에 대한 파격 혜택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방시대 혁신성장 정책포럼’에서 발제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방시대 혁신성장 정책포럼은 이날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0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 및 패널 토론을 진행했다. 장영진 산업부 제1차관과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유민봉 시도지사협의회 사무총장과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 각 지역 연구원장 등 26명이 총괄위원을 맡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과 함께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기존 중앙정부 주도 방식에서 지방정부, 즉 각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주도해서 추진한다는 정책방향을 확립했다. 또 이에 따라 지난달 지방자치분권특별법과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통합한 새 법안 제정을 추진, 지난달 시행했다. 새 특별법에 따라 중앙정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지방시대위원회도 지난달 출범했다.

이날 출범한 지방시대 혁신성장 정책포럼은 지방시대위원회가 추진할 정책 과제를 구체화하는 씽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곳에서 나온 정책을 대통령 주재 중앙지방협력회의나 지방시대위 안건으로 상정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가균형발전은 쉽지 않은 과제다.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가 전체 인구와 생산기반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는 수도권의 인구와 생산기반을 지역으로 분산하는 것이지만 수도권과 다른 지역 간 격차는 지난 수십 년간 계속 벌어져 왔다. 정부는 지난 2004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정 이후 정부청사 및 공공기관을 세종 등으로 이전하는 등 강력한 정책을 추진했으나 결과적으론 수도권 쏠림을 막는 데는 실패했다.

현 정부는 실패 원인을 기존 중앙집권적 정책의 결과로 보고 지역 주도형으로 전환했으나 만성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 지자체가 이를 성공리에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토론 주요 참석자들도 이 같은 이유로 기회발전특구 추진 과정에서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기업이 사람과 인프라가 몰린 수도권을 벗어날 유인이 없는 만큼 정부가 수도권 기업이 이 같은 핸디캡을 안고도 지방이전을 결정할 정도로 파격적인 세제·인프라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방시대 혁신성장 정책포럼 주요 관계자가 16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축범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 5번째부터 공동 위원장을 맡은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과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사진=산업부)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이정현 지방시대위 부위원장은 “이번 정부는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게 제대로 지방을 살리는 것이고 그러려면 지역 기업이 그 자방의 주인이 돼야 한다”며 “기업이 지방 발전을 위해 제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지원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진 차관은 “첨단산업이 지방에 뿌리내리도록 지방 14곳에 국가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첨단산업·소부장 특화단지와 산업단지 전면 개편, 기회발전특구 도입을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지자체는 지방 자치권 강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정부의 핵심 권한까지 지자체에 이전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민철 제주도 특별자치제도추진단장은 “정부가 중앙 행정 권한을 일괄적으로 주는 게 아니라 단편적으로 이양하면서 정책 완결성이 결여한 상황”이라며 “제도 완성을 위해선 포괄적 권한 이양으로 도의 자율 책임 아래 정책 완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군내 섬 브랜드화 사례를 언급하며 “신안은 인구소멸 고위험 전국 1위이고 재정 자립도도 220곳 중 200위를 차지하는 지역이지만 섬 브랜드화 등 많은 노력으로 여러 기적을 만들었다”며 “226개 시·군·구가 정부의 획일적 정책에 맞추는 게 아니라 중앙정부가 이들 시·군·구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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