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유럽의 한복판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 여진이 전 세계 자본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도 종일 좁은 강보합권에서 등락을 오가며 방향성 찾기에 몰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테러 공격에 따른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당분간 관망할 것을 조언했다. 일각에선 다만 테러 위혐이 사라지면 실적 개선주 위주로 매수세가 쏠릴 수 있기 때문에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할 기회가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0%(0.70포인트) 내린 1962.88에 장을 마쳤다. 온종일 강보합권 내에서 갈지(之)자 움직임을 보였다. 기관 투자가의 매매 동향에서 투자가의 고민이 그대로 나타났다. 장중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던 기관은 결국 14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날 매도 물량을 쏟아낸 개인은 하루 만에 459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7거래일 연속 순매도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396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은 7거래일 동안 총 1조2630억원 어치의 주식을 쏟아냈다.
현금 비중을 높인 외국인은 외환 시장도 흔들고 있다. 지난 16일 10.3원 오르며 한 달여 만에 1170원대에 진입했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 소폭(-3.7원) 내렸다가 이날 다시 1.8원 상승하며 1170원 선을 유지했다. 달러라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됐다.
테러 위협이 여전한 탓에 변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파리 테러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전반적으로 억누르고 있다. 프랑스를 필두로 서방 세계가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해 고민하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대응책이 나올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불확실성은 주식시장의 가장 큰 악재로 꼽힌다. IS의 추가 테러 가능성 역시 불확실성을 확대하는 요인이다.
여의도 증권가 일각에선 이번 변동성 확대 장세를 실적 개선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테러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지수의 되돌림 현상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분기 실적 시즌 초반에 일부 대형주 실적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작년 3분기 실적 쇼크를 우려했다. 그러나 실제 실적 발표는 양호한 모습이다. 실적을 발표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약 21%, 순이익은 약 68% 증가했다. 아직 실적 발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추정치에서 크게 벗어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불확실한 대외변수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면서도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기대감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