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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이어 CBOE도 비트코인 ETF 옵션 출시
CNBC는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승인된 이래 지난주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현물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옵션이 출시되기 시작했다”면서 “현물 비트코인만을 거래·보유하는 오리지널 코인의 시대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옵션은 사전에 정한 계약 조건에 따라 상품·증권 등을 사고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금융상품이다. 기초자산의 미래 가치, 변동성, 계약 내용(행사가격, 만기) 등에 의해 결정되는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옵션을 구매하거나, 프리미엄을 받고 옵션을 판매할 수 있다. 기초자산보다 적은 비용으로 상승(콜옵션)뿐 아니라 하락(풋옵션)에 베팅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글로벌 마켓은 지난 22일 ‘CBOE 비트코인 US ETF 인덱스’를 기반으로 하는 옵션을 12월 2일 상장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지수는 CBOE가 여러 현물 비트코인 거래소의 ETF 가격을 추적한 뒤 시가총액 가중치를 반영해 산출한다. 비트코인 가격을 직접 추종하지는 않지만 실제 비트코인 현물 가격과 유사하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ETF가 아닌 ‘지수’ 기반 옵션이어서 현금으로 결제가 이뤄지며, 만기시 포지션도 현금으로 정산된다. 그동안 미 주식시장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하려면 ETF 또는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 등을 통해 간접 투자만 가능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직접 투자 가능한 신규 상품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CNBC는 “월가가 ETF와 같은 익숙한 상품을 기반으로 코인 관련 상품을 구성·포장한 뒤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헤지하거나 레버리지 베팅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마진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투자하는 현금 규모에 비해 해당 자산에 대한 노출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CBOE는 표준 옵션의 10분의 1 규모의 명목가치를 지닌 ‘CBOE 미니 비트코인 US 인덱스 옵션’(MBTX)도 함께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지난 19일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ETF 옵션을 나스닥에 상장했다.
K33 리서치의 베틀 룬데 리서치 헤드는 CNBC에 “현재 미국 내 대다수 기관의 투자 방식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비트코인 선물 계약을 매수하는 것인데, 미결제약정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많은 트레이더가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과 같은 주요 거래소의 비트코인 현물 ETF 옵션을 기다리고 있다. 유동성을 강화하고 헤지 수단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비트코인 현물 ETF에 4.4조원 몰려
이처럼 월가에서 신규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것은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공약함에 따라 미 대선일인 지난 5일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약 40% 폭등했다.
아울러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발행된 비트코인 현물 ETF는 1000억달러(약 139조 8400억원)가 넘는 운용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주에만 31억달러(약 4조 3357억원)가 넘는 돈이 유입됐다. 올해 누적 순유입액은 최대 370억달러로, 금 ETF가 출시된 첫 해의 순유입액(3억 9000만달러)과 비교하면 거의 10배에 달한다.
갤럭시 디지털에 따르면 지난주 나스닥에 처음 출시된 블랙록의 IBIT ETF 옵션은 출시 첫 날 35만 3716건의 계약이 거래됐다. 그야말로 블록버스터급 데뷔다. 갤럭시 디지털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절반 정도가 지난 2027년 1월까지 눈에 띄는 거래 활동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의 트레이딩 팀은 CNBC에 “이러한 수준의 집중적이고 장기적인 활동은 ETF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하며, 향후 몇 년 동안 강세 심리를 예고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동안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의 주요 시장이었던 바이낸스, 데리비트 등 다양한 플랫폼들 사이에서 변동성 프리미엄에 따른 차익거래 기회를 엿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