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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여사는 이 대표에게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집필하던 ‘진보의 미래’를 선물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를 두고 “(책에)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국민 삶과 직결되는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위해 진보주의는 어떻게 할까, 무엇을 할까 라는 담론을 담았는데 대통령의 구상이 안타깝게도 미완의 연구가 됐다”며 “노 전 대통령께서 남기신 수많은 물음에 대해 (이 대표가) 답을 찾아가는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권 여사의 선물엔 현재 민주당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혁’으로 대표되는 노무현 정신을 꺼내 들었지만 이를 두고도 계파 간 해석의 차이를 보였다.
이 대표의 화살은 정부·여당을 향했다. 그는 추도식과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민주주의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이지만 아무나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민주주의의 발전, 역사의 진보가 가능하다”며 “지금,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는 이 안타까운 현실 속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이 훨씬 큰 것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정부·여당에 날을 세웠다.
반면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당내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에 겸손과 무한책임의 정치를 남겼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무현의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특히 최근 민주당에 제기된 도덕성 논란에 대해 “높은 도덕성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다. 도덕성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라며 “엄격한 잣대로 자기개혁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 앞에서 민주당은 과연 떳떳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번 코인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기민하지도, 단호하지도 못했다”며 “민주당은 국민이 아닌 민주당만 살리는 일에 전념하는 것 같다”며 개혁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