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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는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낸 ‘블랙록의 중국 실수(BlackRock’s China Blunder)‘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지금 중국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는 것은 잘못된 투자이며, 미국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며 일침을 놨다.
소로스는 “블랙록은 지난달 30일 중국 고객을 위한 뮤추얼 펀드와 기타 투자상품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외국 기업들 중엔 처음으로 허용된 것으로, 블랙록이 자사 투자자들에게 중국 자산 배분을 세 배로 늘릴 것을 권장한 지 몇 주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로 인해 블랙록은 중국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게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블랙록은 고객의 돈에 대한 책임을 진지하게 생각하며, 환경, 사회, 거버넌스 운동의 리더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도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국영기업과 민영기업을 구분짓겠다는 시진핑 정권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것 같다. 하지만 (이 발언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시진핑) 정권은 모든 중국 기업을 국가의 도구로 간주한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지금까지 폐쇄된 중국의 금융시장에 진입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그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하지만 블랙록 경영진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 엄청난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며 “지금 중국에 수십억달러를 쏟아 붓는 것은 비극적인 실수”라고 경고했다.
이어 “시 주석이 최근 공개한 ‘공동 부유’ 프로그램은 경제정책 방향의 근본적인 전환이다. 이는 부자들의 부(富)를 일반 대중에게 분배해 불평등을 줄이려는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에게는 결코 좋지 않은 징조”라고 했다. 공동 부유가 시 주석의 종신 집권을 위한 행보로, 시 주석 입장에선 독립적인 권력을 행사할 만큼 부유한 모든 실체를 무력화할 필요가 있다는 게 소로스의 설명이다.
소로스는 또 “중국에 투자된 돈이 시 주석 체제 지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안보 이익을 위태롭게 한다. 블랙록은 자사 고객에게 손실을 입힐 가능성이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미국 및 기타 민주주의 국가의 국가안보 이익을 손상시킬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근 블랙록과 같은 대중 행보가) 과거엔 양국간 가교 역할이라는 주장과 함께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미국이 각각 억압과 민주주의라는 두 체제 하에 생사를 걸고 충돌하고 있는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소로스는 미 의회에 “중국에 대한 자금 유입을 제한하는 권한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부여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이러한 노력은 초당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