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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날…지역 학생들 가르치는 육군 장병들

김관용 기자I 2019.05.14 15:09:59

10년째 재능기부 이어 온 37사단 옥천대대
8사단 번개여단 1대1 멘토링
2사단 통일대대 맞춤형 교육봉사

37사단 옥천대대 ‘가화리 교육봉사단’의 학습 재능기부 모습 [사진=육군]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역 학생에게 학습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육군 장병들이 있다.

우선 37사단 옥천대대에는 10년째 학습 재능기부 봉사를 이어 온 ‘가화리 교육봉사단’이 있다. 2009년 충북 옥천면 가화리에서 청소년들에게 교육봉사를 해 줄 선생님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부대는 재능기부를 자원한 몇몇 병사들을 구성해 봉사를 시작했다. 이것이 부대의 전통으로 자리 잡아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박세현(23) 병장, 김우진(22) 상병, 송시영(21) 일병이 매주 수·목·금요일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가화리 마을회관 공부방에서 지역 중학생들을 위해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대학 전공과 특기를 살려 영어, 수학, 중국어를 가르친다.

이 공부방을 거쳐 간 학생은 현재까지 약 300명에 달한다. 고교 진학 후에도 열심히 공부해 명문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도 다수 있다고 한다. 가화리 교육봉사단을 10년째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병사들의 자발적 참여다. 교육봉사를 통해 얻은 보람과 기쁨이 병사들 간에 자연스럽게 공유됐고, 전역을 앞둔 선임은 자신의 제자들을 맡길 만한 훌륭한 후임을 찾아 추천했다. 6월에 전역을 앞둔 박세현 병장은 지난 8일 마지막 수업을 했다. 정들었던 학생들을 도와 줄 후임자를 신중히 물색한 그는 같은 소대의 미국 유학파 김태영(22) 일병에게 봉사활동을 제안했고 김 일병도 수락했다. 박 병장은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학생들이 어느새 질문을 하고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자랑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군인으로서 나라도 지키고 학생들의 꿈도 키우는 정말 잘 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8사단 번개여단 병사들의 학습 재능기부 모습 [사진=육군]
이와 함께 8사단 번개여단은 2015년부터 경기 포천시 신북면과 함께 ‘군(軍) 멘토링’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군 멘토링은 장병과 지역청소년을 1대1로 매칭해 학습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신북면사무소가 주민 홍보를 통해 프로그램에 참여할 청소년들을 선정하고 여단은 학생들을 지도할 우수 장병들을 지원한다. 계영길(22) 상병 등 12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매주 목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8시까지 신북면사무소에 마련된 공부방에서 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국어, 영어, 수학 등을 가르치고 있다.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최진석 상병(23)은 “내가 가진 재능과 지식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라며 “학생들이 배운 대로 문제를 척척 해결해 나갈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사단 통일대대 병사들의 학습 재능기부 모습 [사진=육군]
또 2사단 통일대대 장병 6명은 매주 금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강원 양구군 읍내에 위치한 행복나눔센터에서 2017년부터 맞춤형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봉사단은 초등학교 1~3학년 학생에게는 한글과 수학, 4~6학년 학생에게는 영어와 수학,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는 수학을 가르친다. 지난해에는 다문화 가정 학부모 9명에게 한글을 가르쳐 그중 4명이 한국어능력시험(TOPIK)에서 3급을 취득했다.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김준태 상병은 “군 복무를 하면서 대학에서 전공했던 내용을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것에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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