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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장남이지만 동생들처럼 번듯한 직장에 다니지도, 돈을 많이 벌지도 못한다. 그래도 부모님 댁 근처에 살며 자식 된 도리는 다해왔다고 자부한다”며 “일주일에 서너 번씩 본가에 들러 두 분을 살피고 반찬을 만들어 날랐다. 편찮으신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며 손발이 된 것도 바로 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홀로 남은 어머니를 끝까지 모셔야 하기에 그 아파트만큼은 제가 물려받아 봉양하고 싶은데 계산 빠른 동생들이 속내를 드러냈다”며 “학군이 좋은 곳으로 이사를 간 남동생은 경제적으로 어렵다며 당장 아파트를 팔아서 법대로 똑같이 나누자고 재촉했고, 10년 전 시집갈 때 아버지에게 전세 자금 3억 원을 받아간 막내 여동생도 지분을 나누자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나 해 아버지의 개인 금고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아파트는 장남에게 준다’고 적힌 아버지의 자필 포스트잇이 들어 있었다”며 “저는 이게 유언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생들은 단순한 메모라고 한다. 이게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유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사연에 대해 이준헌 변호사는 “안타깝지만 이 포스트잇은 유언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아버지가 펜으로 적은 이 포스트잇은 얼핏 보면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 인정되려면 유언만 기재돼는 게 아니라 날짜, 주소, 성명을 반드시 함께 손으로 쓰고 날인까지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언이 유효하려면 법에서 정한 요건을 반드시 갖춰야 하고, 이 요건을 갖췄는지는 매우 엄격하게 판단된다”며 “실제로 대법원 판례도 민법에서 유언의 방식을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그로 인한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라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평소 아버지를 돌본 A씨가 상속분을 더 인정받을 수 없는지 묻는 질문에는 “단순히 자주 찾아뵈었다거나 잠깐 모시고 산 수준만으로는 기여분을 인정받기 어렵다”며 “상당 기간 동거하거나 직업을 희생하면서까지 간병했다거나, 돌아가신 부모님의 상속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를 인정 받기 위해선 “얼마나 오랫동안 부모님 댁 근처에서 살았는지, 그동안 부모님을 어떻게 모셨는지, 병원에 얼마나 자주 모시고 다녔고, 병원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그 병원비를 사연자님이 부담하신 적이 있는지, 만약 있다면 그 금액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해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또 “A씨의 동생이 단독으로 아파트를 처분하거나 관리할 법적 권리는 갖지 못한다. 여동생이 과거 지원받은 전세자금은 특별수익으로 인정될 수 있어 계좌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A씨나 A씨의 어머니가 아파트를 소유하기로 하고 동생들에게 지분에 해당하는 돈을 주는 방법으로 아파트를 지킬 수도 있다”고 방법을 전했다.
그러면서 “동생들에게 지급할 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앞선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가급적 사연자님의 기여분을 최대한 인정받으셔서 동생의 지분을 최소화 해놓는 게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