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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 제도는 대규모 국가재정 투자 전에 사전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지난 1999년에 도입됐다. R&D 분야는 2008년부터 예타 대상에 포함됐다. 2018년부터는 과기정통부가 기재부로부터 R&D 예타 제도 운영을 위탁받아 기술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R&D 특수성을 고려해 경제성 비중축소, 패스트트랙 도입 등 유연성과 신속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기획부터 예타 통과까지 평균 3년 이상이 소요됐다. 신속성과 창의·도전성이 요구되는 R&D와 예타제도 간 괴리로 연구 현장에서는 예타 제도 개선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먼저 1000억원 미만의 모든 신규 R&D 사업은 일반적인 예산편성 과정을 통해 사업을 추진한다. 이 경우 500억원부터 1000억원 규모의 신규사업 착수는 예타 폐지 전보다 약 2년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1000억원 이상의 기초·원천연구, 국제공동연구 등 연구형 R&D 사업은 짧은 예산 심의기간 중 심도 있는 검토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예산요구 전년도 10월에 사업추진계획을 미리 제출받아 민간 전문가 중심의 사전 전문검토를 실시한다. 기존 예타 제도와 같은 신규 R&D 사업의 당락결정이 아닌 기획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검토 결과는 이듬해 3월에 각 부처로 통보되며, 각 부처는 이를 바탕으로 기획을 보완해 다음 년도 예산을 요구하게 된다.
1000억원 이상의 연구시설구축이나 체계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내실 있는 사업 추진과 재정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춰, 사업 유형과 관리 난도에 따라 차별화된 절차를 적용하는 맞춤형 심사제도를 도입한다.
별도 기술개발이 필요 없고, 사업관리도가 낮은 단순 연구장비도입·공간조성형 사업은 필요성, 활용계획, 추진전략 중심으로 사업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심사해 빠르게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기술개발이 수반되며, 사업관리 난이도가 높은 입자 가속기 등의 대형 연구시설구축, 위성·발사체 등의 체계개발사업은 ‘추진 필요성’ 검토를 통해 ‘구축’ 여부를 결정하는 ‘기본계획심사’와, 사업 준비정도 검토를 통해 ‘사업착수’ 여부 및 ‘예산투자 규모’를 결정하는 ‘추진계획심사’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대규모 예산투자의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연구시설구축·체계개발에 필요한 선행기술개발은 기본계획 수립 전에 별도의 연구형 R&D로 나눠 추진할 예정이다.
전문검토나 추진계획심사 결과는 예산요구 전인 3월에 통보된다. 각 부처에서는 4월말까지 모든 R&D사업을 지출한도 내에서 부처 우선순위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해 차년도 예산요구를 해 재정건전성을 높이고 각 부처의 책임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매년 혁신본부와 기재부의 예산심의 단계에서도 사업수행 건전성을 지속 점검·관리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 사업은 특정평가 등을 통해 지속여부, 적정규모 등을 검토하고, 문제 사업은 종료시키는 등 사후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R&D 예타 폐지가 실제 적용되려면 국가재정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라며 “법 개정 전까지는 기존 예타보다 단축된 ‘패스트 트랙(Fast Track), 혁신·도전형 R&D 사업들에 대한 예타 면제범위 확대를 통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R&D 사업들이 빠르게 추진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