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 그간 심각했던 배달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가 나섰다. 서울시가 배달음식 주문 시 다회용기로 제공하는 '제로식당' 서비스를 29일부터 시작한다. 제로식당 서비스가 과연 보편적인 다회용기 주문시스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들여다봤다.
아직은 강남구에서만 이용 가능한 서비스이나 연내 관악구(9월), 광진구·서대문구(10월)로 확대될 전망이다.
29일 점심시간, 기자가 직접 앱을 통해 제로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했다. 배달의민족은 앱 배너에 '다회용기 배달 오픈'을 안내했지만 21 페이지 중 14번째라 "찾으면 보이는 정도"였다. 다른 배달플랫폼 3사 역시 비슷한 수준이었다.
음식이 비닐이 아닌 재사용 가방에 포장돼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전하게 음식물이 배달됐다. 다회용기 역시 보온 기능이 있어 일회용품보다 따뜻하게 식사할 수 있는 장점도 느껴졌다.
하지만 주문한 모든 음식이 다회용기로 포장되진 않았다. 메인 메뉴만 다회용기에 담겨오고 반찬이나 사이드 메뉴는 기존 일회용기에 배달됐다.
한강에서 라면을 먹으며 나들이 중이던 K씨(32)는 "다회용기로 배달이 되는지 몰랐다"며 "설거지 하지 않아도 치워준다니 놀랍다"고 답했다. 이어 "그릇이 많이 나오지 않는 메뉴를 시킨다면 쓰레기 배출 걱정이 없겠다"고 덧붙였다.
함께 온 H씨는 "편리하지만 음식물을 그대로 가방에 넣어 두는 것이 악취를 유발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기가 배출한 쓰레기는 자기가 치우는 문화가 맞지 않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두 사람 모두 "다회용기로 배달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엔 긍정적이었다.
실제 기자가 음식을 주문했던 식당의 아르바이트생 A씨는 "점심 근무 중 다회용기 주문 건이 50~60%까지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한 "일하는 입장에서도 다회용기 포장이 더 어렵지 않다"며 "오히려 튼튼한 다회용기와 포장 가방을 제공받으니 편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제로식당의 다회용기 대여·세척·수거 서비스를 담당하는 '잇그린' 관계자는 "서비스 지역이라면 어디든 다회용기를 수거할 수 있다"라면서도 "한강 등 야외 배달 시엔 유의해 달라"고 강조했다. "간혹 도로변에 두고 반납했다고 하면 난감하다"며 "책임감 있는 서비스 이용"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