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LG엔솔 없어도…"3대 신사업 앞세워 2030년 매출액 60조"(종합)

경계영 기자I 2022.02.08 16:46:41

배터리소재·친환경소재·신약 집중 투자
LG엔솔 상장으로 투자 여력·재무건전성↑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LG화학이 3대 신사업 육성을 본격화해 LG에너지솔루션 제외 매출액을 2030년 60조원으로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린다.

신학철 LG화학 대표(부회장)는 8일 온라인 생중계로 열린 투자자 설명회(Investor Day)에서 “기후위기와 디지털 대전환, 포스트 팬데믹으로 인한 산업계의 대전환기(Great Reset)는 LG화학이 ‘톱 글로벌 과학 기업’으로 도약할 기회”라며 친환경 소재와 배터리(이차전지)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사업에서의 매출액 비중을 과반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LG화학(051910)은 지난해 7월 3대 신성장동력과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엔 이들 사업의 구체적 매출액 목표를 제시하고 성장에 한층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 탄소중립을, 2050년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를 각각 달성하겠다며 탄소중립 목표도 상향 조정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LG화학 인베스터 데이에서 배터리 소재 매출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배터리 소재 매출액 1.7조→21조원 성장 목표

2030년 매출액 60조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배터리 소재다. 지난해 매출액 1조7000억원을 기록한 배터리 소재 사업은 2022년 2조8000억원→2026년 8조4000억원→2030년 21조원으로 성장시키고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겠다는 목표다.

신학철 부회장은 △긴 업력으로 쌓은 기술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비롯한 생산 공정 기술 △금속 조달 등을 양극재 분야에서의 경쟁력으로 꼽으며 양극재뿐 아니라 분리막, 실리콘 음극재, 고체 전해질 등 배터리 4대 핵심 소재를 모두 생산하는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양극재 사업에선 2026년까지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하이니켈(High-Nickel) 비중을 90% 이상으로 확대하고 한국·미국·중국·유럽 등에서 총 26만톤(t)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LG에너지솔루션 외 외부 고객사 확보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독자 개발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기술을 바탕으로 분리막 사업에도 속도 내고 탄소나노튜브(CNT), 방열접착제, 음극 바인더 등 전지 부가 소재 사업도 적극 키울 방침이다.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전지 소재 기술과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는 전고체 전지 소재 기술 개발도 가속화한다.

친환경 소재로 대표되는 지속가능(Sustainability) 소재 사업의 매출액이 2021년 1조4000억원에서 2030년 8조원으로 6배 확대하겠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이들 사업은 △재활용(recycle) 플라스틱 △생분해·바이오 플라스틱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 에너지 소재 등이 중심이다.

LG화학은 쿠팡, LG전자 등과 여러 업체와 제휴해 원재료 확보에 나섰다. 재활용 플라스틱의 핵심이라 꼽히는 화학적 재활용 분야엔 영국 무라(Mura)와 합작해 국내 최초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2024년까지 연산 2만t 규모로 지으며 진출한다. 생분해 소재에선 미국 ADM과 합작해 미국에 PLA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태양광 필름으로 쓰이는 POE를 10만t 증설해 총 생산능력을 세계 2위권인 38만t으로 늘리는 등 신재생에너지 소재 분야에서의 사업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신약 사업에선 항암 영역과 당뇨·대사 영역에 집중해 2030년 매출액을 1조원까지 증가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임상 1상 이상 단계에 진입한 글로벌 혁신 신약의 파이프라인 10개를 확보했고 임상단계 파이프라인을 추가 확보해 이 가운데 2개 이상의 혁신 신약을 미국, 유럽 등에 상업화하겠다는 목표다.

최근 탄소중립과 함께 주목 받는 수소와 관련해 LG화학은 나프타분해설비(NCC)에 메탄 대신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한편,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기술과 그린 암모니아를 그린 수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소개했다.

단위=조원, 자료=LG화학
◇R&D인력 3300명까지 확대…신성장동력에 투자 집중

LG화학은 이들 신성장동력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 올해 연구개발(R&D) 인력을 500명 늘린 총 3300여명으로 늘리고 연구개발비도 1조원으로 전년 대비 35% 이상 증액한다. 올해 설비투자비(CAPEX) 계획은 4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 늘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관련 구주매출로 2조5000억원가량을 확보하면서 별도 기준 순차입금 비율이 10% 초반대일 정도로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다”며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후 투자 여력을 신성장동력에 집중할 수 있는 데다 개선된 재무구조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확대하면 연간 4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할 때 내부 연구개발에 우선순위를 두되 지분 투자나 인수합병(M&A), 합작사 설립 등을 진행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8일 오후 열린 LG화학 인베스터 데이에서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 ‘창사 이래 최대’

아울러 이날 LG화학(051910)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조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4% 증가했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1.9% 늘어난 42조6547억원, 당기순이익은 479.4% 증가한 3조9539억원으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규모다. 석유화학 사업이 호황을 보인 데다 배터리 사업 역시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진 덕분이다.

차동석 부사장은 “2021년은 큰 성장이 있었던 한 해였다”며 “글로벌 물류 이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와 함께 재료비 상승, 배터리 리콜 등에도 차별화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단위=억원, 자료=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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