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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신청업체 대부분 통과 기대…“조만간 심사 마무리 지을 듯”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데이터 허가를 신청한 37개 기존 업체 가운데 35개가 본허가를 획득했거나 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토스 등 28개가 지난 1월 본허가를 획득했고, 허가요건 미흡으로 예비심사에서 미끄러졌던 뱅큐·아이지넷은 지난 4월 본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를 보류당했던 7개 업체 중 카카오페이는 전날 예비허가를 통과했으며 하나은행·하나카드·하나금융투자·핀크 등도 예비심사가 재개돼 심사가 진행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사실상 2대 주주인 중국 앤트그룹의 법적 제재 여부가 발목을 잡았으나 최근 금융당국이 중국 인민은행으로부터 법적 제재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받으면서 예비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하나은행·하나카드·하나금융투자·핀크 등은 금융당국의 인허가 심사중단제도 개선 수혜를 받았다.
다만 경남은행과 삼성카드는 여전히 예비허가 심사가 중단된 상태다. 경남은행은 대주주인 BNK금융지주가 주가조작 혐의로 현재 2심 형사재판을 진행 중이고, 삼성카드 역시 대주주 삼성생명의 제재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2차 허가 접수를 신청받고 심사에 돌입하게 된 만큼 심사가 중단된 경우를 제외하고 조만간 1차 접수 업체들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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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지난 4월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새로 시작할 신규 업체들을 포함해 허가 접수를 받은 결과 총 31개 업체가 신청했다. NH투자증권·키움증권 등을 포함해 금융투자회사가 10개나 몰렸으며, 기업은행·교보생명·롯데카드 등 은행·보험·증권을 망라한 금융권이 20개에 달했다. 8개의 핀테크 업체도 손을 들었고, 나이스평가정보·KCB 등 신용평가업(CB) 2곳과 시스템통합(SI)업체인 LG CNS도 지원해 눈에 띄었다.
특히 이번에는 물적 설비 구축 등 허가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고 자체 판단할 경우 예비허가를 생략하고 본허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열어주면서 한 번 예비심사를 받아봤던 뱅큐·아이지넷을 포함해 광주은행·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등 6개 업체는 본허가로 바로 뛰어들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 허가 신청을 정기적으로 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차 신청 접수에 앞서 실시한 수요조사에서 올 상반기 내로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곳만 50~60개에 달했다”며 “이달 접수 예정인 오는 28일에도 많은 업체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금융감독원에서 마이데이터 심사를 담당하는 금융데이터감독팀 인원이 6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신규 업체들에 대한 심사는 아무래도 기존 업체보다 깐깐하게 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심사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1차 심사에서 예비허가 신청부터 본허가 승인까지 3개월여가 걸린 점을 감안하면 2차 심사 결과는 8월이 임박한 하반기에나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치열한 마케팅 경쟁 예고…“자금 확보하고, 내부 고민 많아”
본허가를 획득한 업체들은 기존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금융과 생활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네이버파이낸셜은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을 위한 신용대출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종합 자산관리 도구로서 네이버페이의 `내 자산`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토스는 모든 금융사의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카카오페이는 `버킷리스트` 등의 서비스를 고도화해 분석 기반의 서비스를 넘어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같은 서비스 고도화에 더불어 마케팅 경쟁에도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마이데이터 회사들이 소비자를 많이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려는 구조인 만큼 결국 누가 초기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하게 벌어질 마케팅 경쟁에 대비해 외부 투자유치 등 자금력 확보에 분주한 곳도 많다”며 “회사마다 광고를 통해 회사 인지도를 높일지, 일종의 혜택을 내세워 기존 사용자들을 묶어놓을지 등의 방안을 두고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