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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25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 전쟁 74주년 행사에서 “우리가 자유와 번영의 길을 달려올 때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 상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며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여전히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끊임없이 도발을 획책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물풍선 살포와 같이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러·북 조약)을 맺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경제적 협력 강화마저 약속했다”며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이 러·북 조약을 직접 비판한 건 지난주 조약이 체결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놓을 만큼 러·북 유착 등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겠다”며 “우리 군은 어떠한 경우라도 북한이 대한민국을 감히 넘보지 못하도록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에 압도적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어 “평화는 말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힘과 철통 같은 안보태세가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현충일 추념식에서도 북한 위협·도발 등에 대한 압도적이면서도 단호한 대응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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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 후 윤 대통령이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정박 중인 미 해군 핵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을 방문한 것도 이 같은 안보 메시지의 연장선이다. 루스벨트함 등 미 해군 제9항모강습단은 27일 시작되는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인 ‘프리덤 에지’ 참가를 위해 22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이번 프리덤 에지 훈련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대응능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함재기 격납고 등 루스벨트함을 시찰한 윤 대통령은 루스벨트함 방한에 관해 “강력한 확장 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철통같은 대한(對韓) 방위공약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우리의 동맹은 그 어떠한 적도 물리쳐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프리덤 에지 훈련에 대해서도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은 한미동맹과 함께 또 하나의 강력한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대통령이 미 항모에 승선한 건 1994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 이후 30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