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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북한을 국빈방문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2000년 7월 19일 이후 24년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극동 지역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를 들렀다가 이날 저녁 평양으로 이동했다. 야쿠츠크와 평양은 비행기로 3시간 거리다. 북한은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했을 당시와 유사한 최고 수준의 환대를 제공했다. 김 위원장은 공항에서 직접 푸틴 대통령을 맞이했다.
19일 예정인 정상회담에서 북러는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대외 관계 수준은 크게 선린우호관계→협력관계→전략적 동반자 관계→전략 동맹으로 나뉜다. 북러는 2000년 선린우호관계에서 24년만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이날 노동신문에 ‘러시아와 북한:연대를 이어가는 친선과 협조의 전통’이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하고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및 호상(상호) 결제체계를 발전시키고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조치들을 공동으로 반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군사협력이 ‘유사시 자동군사 개입’에 가까운 수준으로 격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러시아대사를 역임했던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북러 관계가 격상되는 것인데 이는 군사 안보적인 협력을 의미한다”며 “동아시아에서 벌어지는 미국 주도의 안보 협력구도에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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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방북한 같은 날 오후 서울에서는 9년만의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개최됐다.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 간 회담에서 형성됐던 공감대를 바탕으로 양측 간 협의를 거쳐 확정됐다. 이번 한중 대화는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과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이 참석한 차관급 대화체로 격상한 것이 특징이다. 한중은 △한반도 정세 △한중관계 △국제정세를 비롯해 러북 협력 동향 등을 논의했다.
우리로서는 북한의 최우방국인 중국과 외교관계를 돈독하게 함으로써 ‘북중러’ 연대를 견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중국도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는 모양새다. 한반도 내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이 양국 간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수준의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까 걱정스럽다”고 보도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한러 교역액이 북러 교역액보다 월등히 큰 현실 등을 고려할 때 관계 명칭만으로 북러 관계 친밀도가 한러관계보다 높은 수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결과를 나름대로 주시하면서 필요한 조로 대응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