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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 당국이 러시아의 우주에 배치할 핵무기 개발을 의회와 유럽 동맹국들에 알렸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핵무기는 미국의 인공위성을 파괴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이 파괴되면 통신과 감시·군사 지휘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한 전직 미 정부 관료는 미군은 이러한 무기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NYT에 말했다. 다른 관계자들도 당장 러시아가 대(對)위성 핵무기를 배치하거나 발사하지 않더라도 이를 저지할 시간이 제한돼 있다고 했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이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인 마이클 터너 의원은 이날 “오늘 위원회는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모든 의원에게 공개했다”며 “나는 의회와 행정부, 동맹국이 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조치를 공개 논의할 수 있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관련된 모든 정보를 기밀 해제할 것을 요청한다”는 성명을 냈다. NYT, ABC 등 미국 언론은 이 성명이 우주 핵무기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민이 걱정할 일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솔직히 ‘걱정할 게 없다’고 답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바이든 대통령 결정이 미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핵무기 배치가 ‘우주 군비경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구 주변 궤도에 핵무기 등 대량살상 무기 배치를 금지한 1967년 ‘우주조약’을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핵 정책 전문가인 스티브 안드레아슨 미네소타대 겸임교수는 “우주조약이 종식되면 다른 나라들도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는 물꼬가 트일 수 있다”며 “위성 파괴 이상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