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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무분별한 재정 확장 정책으로 늘어난 빚 부담을 집중 조명했다.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각각 180조원, 170조원의 나랏빚이 증가했는데 반해 문 정부 5년 만에 410조원 늘었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정권 내내 빚내어서 생색내고 뒷감당은 누가 하란 말이냐”며 꼬집었다. 그는 무분별한 재정 확장 정책을 지양하기 위해 재정준칙 도입을 제안했다.
‘문재인 케어’도 도마에 올랐다. 문재인 케어 실시로 MRI와 초음파, 상급병실 급여화 확대 등 보장성이 크게 강화되면서 건강보험이 적자전환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건강보험은 2조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고용보호기금 등도 국가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비교하며 경제·노동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가 지도자로서 개혁에 실패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그는 “혁신과 규제 개혁에 눈감고 정부 예산으로 임시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할 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추미애 사임요구…부동산 정책엔 “무능의 결정체” 폄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한 공세도 멈추지 않았다. 추 장관이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는 판단에 사임을 요구했다. 추 장관 아들 서씨 관련 의혹을 검찰이 수사하는 중임에도 법무부 장관에 앉아 있는 것이 맞지 않다고 했다.
또 윤미향 의원의 정의연 기금 횡령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성범죄 사건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국회 차원의 ‘공정 사법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시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문 정권이 그동안 보여 온 실정과 무능의 결정체”라고 폄하하면서 부동산 감시기구 설치에도 반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주택 공급을 늘리고 금융 규제를 완화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힘을 보태겠다고 차별점을 부각했다.
◇“윈윈윈 정치 의미 있는 제안”…민주당 새 지도부에 기대감
주 대표는 공세에만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 민주당을 향해 협치의 뜻을 내비쳤다. 불과 두 달 전 연설에서 ‘독재정권’이라고 강조했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이는 전날 우분투(ubuntu) 정신을 강조한 이 대표에 대한 화답의 성격이다.
주 대표는 “‘국민과 여야가 함께 이익되는 윈-윈-윈의 정치’,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참으로 의미가 있는 제안”이라며 이 대표의 연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도부 교체에 따른 기대감이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