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손주철)는 특수상해 등 혐의를 받는 박모(50)씨의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가상화폐 유명 유튜브 방송인인 피해자의 재산을 노리고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으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유튜버 USB 빼앗으려 쇠파이프로 폭행
박씨는 공범인 50대 김씨와 함께 지난달 9일 서울 성동구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암호화폐 관련 투자 정보 방송을 하는 유튜버 A씨를 흉기로 공격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일용직 노동자인 박씨는 “유튜버가 가진 USB에 수억원짜리 정보가 있다. 3000만원을 줄 테니 기절시켜서 빼앗자”는 김씨의 제안에 이같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A씨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타 쇠파이프로 A씨의 머리 뒷부분을 가격해 기절시킨 후, 사제 수갑을 채운 뒤 흉기를 휘두르며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머리 10바늘을 꿰맬 정도의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이들이 범행 전 미리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를 훼손하고, 발각을 피하려 타고 온 렌터카 차량의 등록 번호를 떼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을 포착했다.
공범 김씨는 범행 직후 3시간여 만에 홍콩을 통해 호주로 달아났다. 박씨는 범행 이틀 뒤 수원역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박씨 “허리 다쳐 일 쉬는데 공범이 자꾸 전화해”…눈물의 변론
박씨 측은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날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정에 구속 상태로 나타난 박씨는 “노가다(일용직 노동)를 하다 허리를 다쳐 집에서 쉬는데 김씨가 자꾸 전화를 해 3000만원을 주겠다며 끌어들였다”며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범죄에 가담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박씨는 “피해자에게 죄송하고 용서를 빈다”고 했다.
다만 박씨는 이 사건 범행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건 김씨라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박씨는 “모든 범행은 김씨가 주도했고 저는 역할 분담만 했다”며 “피해자 휴대전화에 USB 정보가 들어있을지 모른다며 가져간 것도 김씨이고, CCTV 훼손도 김씨가 했다”고 강조했다.
박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3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