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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으로 보이는 한 동양 여성이 젓가락으로 힘겹게 피자를 먹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영상이 재생될 때 “이 조그만 막대기 모양의 도구로 우리(이탈리아)의 위대한 전통 마카리타 피자를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라는 중국어 나레이션이 함께 흘러나온다. 여성이 양손에 젓가락을 하나씩 잡고 피자를 집으려고 하자 나레이션은 “집게처럼 젓가락 사이에 피자를 끼워 입에 넣으면 된다”고 충고한다. 여성이 시키는대로 피자를 먹고 난 뒤 “훌륭해”라는 이탈리아어 자막과 함께 영상은 끝이 난다.
홍보 영상은 웨이보, 위챗,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공유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중국인들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모욕·조롱·폄하했다”며 분노했다. 이런 상황에서 돌체앤가바나 공동창업자 겸 디자이너인 스테파노 가바나가 기름을 부었다. 그의 인스타그램 대화 내용이 캡쳐된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기 시작했는데, 그가 중국을 ‘똥같은 나라’라고 언급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논란이 커지면서 패션쇼에 초대받았던 장쯔이, 리빙빙, 황샤오밍, 천쿤, 왕쥔카이 등 중국 유명 스타들이 줄줄이 불참을 통보했다. 돌체앤가바나 중국 모델이었던 배우 디리러바는 모델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돌체앤가바나는 스테파노 가바나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도난당했고, 해당 대화 내용 역시 조작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분노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돌체앤가바나의 성명이 충분하지 않으며, 진정성도 없다고 비난을 지속했다.
돌체앤가바나는 결국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사과 성명을 냈다. 회사는 또 패션쇼 개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CNN은 “중국 문화에 대한 무지함이 네티즌들을 격노케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돌체앤가바나가 아시아에서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엔 홍콩 침사추이 매장 앞에서 현지인들이 사진 찍는 것을 경비원이 막았다가 반발을 샀다. 소식이 알려진 뒤 1000명이 넘는 홍콩인들이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회사 홈페이지에는 항의글이 빗발쳤다. 당시에도 돌체앤가바나는 결국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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