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우리銀 임추위 주말에 여는 이유

권소현 기자I 2017.11.23 15:29:59

사외이사 중 중국인 텐즈핑 부총경리 일정 배려
주중엔 베이징서 본업, 주말 전후로 방한해 사외이사 업무
직접 참석해 적극적으로 의견개진

텐즈핑 중국 베이징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사회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주로 주말에 열려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이는 사외이사 중 한 명이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이기 때문이다. 주말을 전후로 한국에 들어와 이사회나 임추위에 참석하고 주초에 돌아가는 만큼 일정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과점주주 중 동양생명이 추천한 텐즈핑(田志平) 중국 베이징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는 우리은행장 인선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화상회의로 진행하는 방법도 있지만 직접 참석해 질문도 하고 본인 의견도 소신 있게 개진한다는 전언이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텐즈핑 부총경리는 올들어 9월까지 11차례 열린 이사회도 단 두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참석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텐즈핑 부총경리가 주중에는 본연의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베이징에 머물다 주로 금요일에 한국에 와서 사외이사 일정을 소화하고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텐즈핑 부총경리의 일정을 배려해 주말에 모이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 2일 사의를 표명한 후 손태승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그룹 부문장에게 은행장 일상업무를 위양하는 안을 의결하기 위해 소집한 이사회는 5일(일요일)이었다. 이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임추위 구성안을 논의한 이사회는 주 후반인 9일(목요일)에 열렸다.

정부측을 대표하는 예금보험공사 비상임이사를 제외하고 구성된 임추위는 지난 17일(금요일)에 첫 모임을 갖고 빠른 선임을 위해 공모절차를 생략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두 번째 임추위는 19일(일요일) 오전 8시에 열렸다. 이날 임추위에서는 헤드헌터사를 통해 받은 60여명의 은행장 후보군 중 본인 의사를 물어 10명으로 후보를 추리고 평판조회를 맡겼다.

평판조회 결과에 따라 1차 면접대상자를 선정해 오는 27일(월요일) 면접 겸 임추위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사회와 임추위가 거의 주말 쉬는 날이나 금요일, 월요일에 열린 것이다.

텐즈핑 부총경리는 중국 공상은행에서 20년 이상 일한 정통 뱅커로 상당히 꼼꼼하고 철저한 성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나 임추위를 할 때 우리은행측에서 중국어 통역사를 준비하지만 본인이 별도로 통역사를 대동해 정확히 전달됐는지 상호 체크를 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본인이 설득이 안되면 안 넘어가는 스타일”이라며 “뭐든지 대충 하는 법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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