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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조기 총선 투표 시작…14년 만 정권교체 임박

이소현 기자I 2024.07.04 18:01:34

영국 제1야당 '노동당' 과반 압승 유력
차기 총리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 예정
경제 등 민심 불만에 차기 정부 시험대
유럽 내 극우 돌풍 英 이어질지 주목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조기 총선이 치러지는 영국에서 차기 총리와 새 정부 구성의 운명을 결정할 투표가 4일(현지시각) 시작됐다.

리시 수낵 총리는 집권여당인 보수당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조기 총선을 전격 발표하고 7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제1야당 노동당에 정권을 내줄 위기에 직면했다. 영국에서 14년 만의 정권교체가 임박한 것이다. 노동당이 집권하게 되면 인권변호사 출신인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될 예정이다.

영국에서 조기 총선이 치러지는 4일(현지시간) 영국 야당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와 그의 아내 빅토리아가 런던의 한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사진=AFP)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650개 선거구에서 투표가 시작됐다. 투표는 밤 10시(한국시간 5일 오전 6시)까지 진행된다.

영국은 소선거구제로 각 선거구에서 5년 임기의 하원의원을 1명을 선출한다. 각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한 후보가 당선되며, 단판에 승부를 낸다.

조기 총선 결과는 노동당의 과반 압승이 유력하며, 18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룬 1997년 총선을 재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자체 집계한 전국 투표의향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이 447석을 얻어 보수당(98석)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68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19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폭의 의석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여론조사도 대세는 노동당임을 보여준다. 가디언의 여론조사 의석 예측 분석을 보면 노동당은 428석, 보수당 127석, 자유민주당 50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19석, 영국개혁당 3석 등이다. 지난 2일 서베이션 조사에서는 노동당이 484석이 되고 보수당은 창당 이후 가장 적은 64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여론조사와 달리 노동당이 650석 중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 다른 중소 정당과 손을 잡아야 할 수 있다.

영국에서 조기 총선 투표가 시작된 4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총리 겸 보수당 대표가 부인과 함께 영국 북부 노스얼러턴의 한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사진=AFP)
노동당은 이번 조기 총선에서 지지층을 확장하기 위해 중도화 전략을 내세웠다. 스타머 대표는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 폐기, 유럽연합(EU)과 관계 강화 등 보수당과 노선이 다른 부분이 여전히 많아 정권 교체시 상당한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영국에선 민심의 불만이 커진 터라 누가 되든 차기 총리와 정부는 출범부터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총선에서 유권자가 고려하는 최대 현안은 경제, 보건, 이민, 주택 등이다.

유럽의회 선거를 비롯해 프랑스 총선 1차 투표 등 유럽 내 극우 돌풍이 영국에도 이어질지 관심사다.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가 당 대표로 있는 극우 성향의 영국개혁당의 예측 의석수는 여론조사에서 5석 이내로 예상했다. 일부 조사에선 18석까지 차지할 것이라는 발표도 있고, 영국에서 보수층 민심이 보수당에서 멀어져 예상외로 선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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