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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에 아들에…대선 리스크가 된 '가족'

김유성 기자I 2021.12.16 16:29:54

이재명 아들 도박 의혹, 여당에 악재
윤석열 배우자 문제 얽혀 판도 혼란
상대 사과에 "진정성 없다" 비판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배우자와 아들 등 대선 후보들의 가족 문제가 대선 정국을 흔드는 리스크가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배우자의 경력 부풀리기 의혹으로 주춤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상승세는 아들의 도박 의혹으로 악영향을 받게 됐다.

양 후보 모두 직간접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지만 양 정당은 상대 후보의 약점을 집요하게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16일 조선일보는 이재명 후보 장남 이모(29)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글을 분석해 불법 도박 의혹을 제기했다. 이 씨는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 사이 200여개의 글을 올렸고 이중 상당수가 포커머니 구매와 관련됐거나 오프라인 도박장 방문 후기 등이었다.

아들의 도박 의혹 문제가 불거지자 이 후보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의혹으로 제기된 사실관계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차 국가인재 영입발표에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배우자 경력 부풀리기 문제에 묶여 있다. 16일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후 기자들로부터 받은 질문 대부분이 배우자 김건희 씨 관련된 것이었다.

윤 후보는 “오래된 일이라서 진상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서 “결론이 어떻게 되든 간에 국민의 눈높이와 수준에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늘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사과할 의향에 대해 윤 후보는 “배우자가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했는데, 이는 국민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면서 “내용이 정확하게 밝혀져야 하는 상황에서 사과를 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사과를 하는 것은 그렇지 않나?”라고 말했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가 지난 2019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 자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양 당 후보들은 자신들의 가족 리스크를 인정했지만 양 정당에서는 날 선 공방이 오갔다. 가족 문제로 사과한 것도 ‘진정성’이 없다며 비판했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윤 후보 부부를 겨냥해 “가정법 해명, 조건부 변명은 반성도 없고 진심도 없는 ‘기획 사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아들 문제로 사과한 이재명 후보를 놓고 ‘악어의 눈물’이라며 후보직 사퇴를 종용하기까지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들 도박 의혹에 대해 “형사법 위반이 명확한 증거로 확인이 됐을 때는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표현하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양 후보 간 격차는 이번 주 들어 줄어드는 모습을 확연히 보였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11~13일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는 41.8%, 이 후보는 40.6%를 기록했다.

앞선 조사 때(11월 26~27일)보다 윤 후보(당시 43.8%)는 2%포인트 하락했고 이 후보(당시 35.7%)는 4.9%포인트 상승했다.

양 후보 간 격차는 8.1%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크게 줄었지만 이 후보의 아들 도박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선 민심 판도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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