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다가구·다세대, 연립주택 등 아파트를 제외한 공동주택이 1인 가구 증가 영향으로 이른바 ‘캐리어 이사 시대’를 맞고 있다. 세탁기, 에어컨 등의 옵션을 갖춰 캐리어만 끌고 가면 이사가 끝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피데스개발 R&D센터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문헌조사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표적집단 심층좌담 방식으로 실시한 ‘아파트 외 공동주택 현황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다가구·다세대, 연립주택 수요자들은 안전과 사생활을 중시하며 초소형 풀옵션 공간을 선호하는 혼자 사는 젊은 1인 가구 특성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공동주택 수요는 △젊은 1인 가구 △전용면적 축소, 공용면적 확대 △풀옵션 선호 △안전과 프라이버시 중시 등의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용면적 45㎡ 내외의 투룸 실입주자도 2인에서 1인 가구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도출했다. 실입주자 연령도 젊어져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공간 구성도 달라져 전용면적은 줄어들고 커뮤니티 공용 공간은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이전에는 전용면적 23∼33㎡(약 7∼10평) 정도 원룸이 중심이었는데 최근에는 그 절반인 전용면적 13㎡∼16㎡(약 3.8∼4.8평)의 원룸이 늘어나고 있다.
반면에 커뮤니티 공용 공간은 넓어지고 기능도 강화돼 세탁기, 건조기, 무인 택배함 등이 기본 시설로 요구된다. 방에서는 잠만 자고 커뮤니티 공간에서 요리, 식사, 세탁 등을 하면서 주로 생활하는 것이다.
풀옵션 선호도 진화 발전해서 시스템 에어컨, TV, 빌트인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인덕션은 필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실입주자들이 집 구경을 오면 맨 먼저 ‘시스템 에어컨’을 확인할 정도로 시스템 에어컨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에 대한 수요도 높았다.
안전과 개인 생활을 중시해 ‘화재에 대한 안전’과 ‘보안’ 시설을 중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여성 수요자들이 보안에 민감해 CCTV 확대설치, 공동 현관 보안 시스템 강화, 밝은 주차장 조명 등에 대한 요구가 많아졌다. 포항 지진 이후 내진 설계에 대한 수요도 높아졌고 화재를 대비한 불연 소재 사용 확인도 늘었다.
이 외에도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주차장,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 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려동물 미끄럼 방지 바닥재를 쓰거나 애완견 도어, 계단 아래 반려동물 방을 설치하는 등 반려동물 시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소장은 “사회 전반에 삶의 방식이 바뀌면서 주거공간 수요도 빠르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젊은 1인 가구가 아파트 이외 주택시장에 몰리는 데 대해 제도 개선과 상품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에 피데스개발 R&D센터 조사팀이 실시한 표적집단 심층좌담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다가구, 다세대, 연립주택 개발분야 5년이상 경력의 전문가 8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가이드라인(Structured Guideline) 및 보기카드(Show card)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