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라인이라는 메신저로 해외 진출과 모바일화라는 두 가지 숙제를 ‘어느 정도’ 풀었다. 카카오는 O2O 사업 성과를 기다리면서 광고 사업 재편중이다.
◇네이버 “라인 덕에 산다”
올해는 라인이 상장이라는 결실을 거둔 해다. 한국 인터넷 기업이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하기는 라인이 처음이다. 모바일에서 해답을 찾던 네이버는 ‘라인의 안착’을 통해 위안을 얻었다.
라인의 상장과 함께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던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라인 상장을 알리는 7월 기자 간담회 이후 두 차례 더 언론에 모습을 비췄다. 이 의장은 기자들 앞에서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를 연거푸 밝혔다. 라인 상장으로 얻게 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낯선 유럽 땅에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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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콘텐츠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었다. 웹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콘텐츠 제작·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펀드다. 같은 달 네이버는 프랑스 음향기술 스타트업 ‘드비알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다양한 차세대 기술을 확보해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리더십에도 변화를 줬다. 이해진 의장은 의장직에서 벗어나 유럽 진출에 집중한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2선으로 물러난다. 대신 네이버의 상품을 출시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던 한성숙 서비스총괄 부사장을 차기 네이버 대표로 키를 잡는다. 한 부사장은 해외 시장에 통할 만한 네이버 서비스를 개발하고 선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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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로 웃고 운 카카오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의 90% 이상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는 질곡의 한 해를 보냈다. 마침 올해는 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선임된지 1년째 되는 해다. 자신의 가치를 성과로 보여줘야 하는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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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히트작인 카카오택시는 여전히 수익원을 찾고 있다. 카카오드라이버와 카카오헤어샵도 사용자 층을 모으기 위해 마케팅 투자가 더 필요하다. 이 같은 투자로 카카오의 영업 이익 폭도 줄었다.
카카오의 실적을 뒷받침해준 것은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이었다. 카카오는 올 1월 로엔 지분을 1조8700억원에 인수했다. 모바일 콘텐츠 확보와 글로벌 진출 목적이다.
로엔은 카카오에 편입되면서 ‘실적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 3분기 기준 카카오의 연결기준(자회사 포함) 영업이익은 303억원이지만, 로엔 등 자회사를 제외하면 105억원(카카오 본사) 수준으로 떨어진다.
실적이 정체되면서 카카오는 하반기 다음 등 포털 서비스 강화에 나선 상태. 임 대표는 실적 발표후 컨퍼런스콜에서 타깃형 광고 등 온라인·모바일 광고 서비스의 강화를 다짐하기도 했다.
새해 카카오는 광고 매출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다. O2O 사업도 직접 사업 비중을 줄이는 대신 플랫폼 역할을 강화한다. O2O 플랫폼을 놓고 네이버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검색어 공정성, 정부 입김 여전히 논란
선거철만 되면 네이버와 카카오를 향해 끊임없이 제기되는 시비(是非)가 하나 있다. 공정성 논란이다. 양 포털은 선거철 모니터링단을 운영하거나 뉴스제휴검색위원회 운영 등을 통해 이 같은 논란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제2기 검증위원회가 작성한 ‘네이버 노출 제외 검색어에 대한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5월 네이버가 제외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총 1408건이었다. 논란이 된 부분은 네이버가 법령이나 행정·사법 기관의 요청에 따라 실시간 검색어에서 제외될 수 있는 조항을 유지했다는 부분이다. 정부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대목이다.
카카오도 2014년 정부의 사이버 검열과 카카오톡 메시지 사찰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인터넷 업계에서는 공정성 논란, 정부의 사찰 우려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털 업계 고민이자 과제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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