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와 자동차 등 국내를 대표하는 업종의 경우 현지 생산체제를 이미 구축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항공업종과 석유화학업종 등은 관세철폐 및 수요 증대로 FTA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자동차 영향 미미…현지 생산체제 대응 강화
이번 한중 FTA에서 자동차와 액정표시장치(LCD)는 양허품목에서 제외됐다. 무관세로 대표되는 FTA가 아닌 현재 관세율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미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는 품목이 많을뿐만 아니라 반도체의 경우 이미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005930) 관계자는 “교역량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실질적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중국에 주요 제품 생산거점이 있고, 휴대폰과 반도체 등은 정보기술협정(ITA)으로 무관세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자국 디스플레이 기업 보호를 위해 외국에서 수입되는 LCD 패널에 대해 높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LGD) 등은 중국 현지에 생산체제를 구축한 상황이다. LGD 관계자는 “관세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최근 준공한 광저우 공장도 중국의 자국 보호주의를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중소형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값싼 중국 제품과 경쟁이 불가피해 타격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역시 이번 협정에서 양국 모두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양허품목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계는 현지화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 분야에서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중 양국 간 해저광케이블 구축할 때 국내 기업이 차별당했던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의 알뜰폰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알뜰폰과 같은 신규사업의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분야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FTA를 체결한 국가 중에서 통신협정문을 본문에서 다룬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방송분야에서는 한류 애니메이션이 중국 CCTV 등에서 방영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한중 합작 콘텐츠 생산도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한중 공동제작 협정 체결이 투자 확대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국내 제작사들이 중국 자본에 의해 좌우되고 해외 판권도 중국이 대부분 보유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석유화학·항공·해운, 관세철폐 및 교역량 증가 따른 수혜
한중 FTA가 발효되면 석유화학, 항공, 해운업종 등이 최대 수혜처가 될 전망이다.
중국이 국산 유화제품의 최대 수출처인만큼 관세 철폐로 한중 FTA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생산 석유제품의 18%, 석유화학제품의 45%가 중국으로 수출된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철폐로 석유화학제품에 부과되는 관세가 사라져 가격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는 한국산 철강제품의 수입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할 경우 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중국이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초민감품목’에서 철강을 제외해야 한다.
항공업계는 교역량 증가에 따른 화물, 여객 운송의 증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 노선이 상대적으로 많은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자동차, LCD 패널 등 제조업의 수출이 활성화돼 화물 수요가 급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화물 항공물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여객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