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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관장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 SK건물 떠나 사간동서 재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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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26.06.02 09:55:39

건물 전체 미술관으로 운영
개관전으로 한진수 '뜸' 개최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노소영 관장이 이끄는 아트센터 나비가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독립 공간을 마련하고 새 출발에 나선다.

아트센터 나비는 오는 11일 사간동 신공간에서 재개관전으로 키네틱 설치 작가 한진수의 개인전 ‘뜸: A Pregnant Pause’를 개최한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뉴시스).
2000년 서울 중구 서린동 SK서린빌딩에 문을 연 아트센터 나비는 국내 최초의 미디어아트 전문기관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모친인 고(故) 박계희 여사가 운영하던 워커힐미술관의 후신으로, 지난 26년간 예술과 기술의 접점을 탐구하며 국내 미디어아트의 거점 역할을 해왔다.

백남준, 박현기 등 한국 미디어아트 선구자들과의 협업을 시작으로 국내외 미디어아티스트와 공학·디자인·건축 분야 전문가들을 연결해 왔으며, 2019년과 2025년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을 서울에 유치하는 등 국제적 위상을 다져왔다.

새롭게 문을 여는 사간동 공간은 건물 전체를 미술관으로 운영하는 독립 공간이다. 아트센터 나비는 공간 기획과 운영을 직접 주도할 수 있는 자립적 환경을 바탕으로 디지털 미디어 예술의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재개관 첫 전시인 ‘뜸: A Pregnant Pause’는 속도와 효율을 중시하는 시대에 ‘기다림’과 ‘유예’의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다. 한진수 작가는 기계 장치와 자연 현상이 만들어내는 느린 변화의 과정을 통해 생성과 성장의 시간을 탐구해왔다.

전시에는 무한한 붓질을 반복하며 완성을 유예하는 ‘그림형성기’, 흰 표면 위에 흔적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화이트 폰드’, 중심 없이 부유하는 버블의 움직임을 담은 ‘불확실의 꽃’ 등이 출품된다.

노 관장은 “26년의 시간을 매듭짓고 사간동의 새 공간에서 다시 문을 여는 이 순간은 아직 형상을 다 드러내지 않은 다음 챕터가 안으로부터 자라나는 시간”이라며 “한진수 작가의 작업에 담긴 ‘잉태된 생명성’이 재개관의 의미와 가장 깊이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트센터 나비는 노 관장과 최태원 회장의 이혼 소송이 진행되던 2023년, SK그룹 본사 사옥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퇴거 소송을 당했다. 법원은 지난해 아트센터 나비 측에 부동산 인도와 손해배상을 명령했고, 이후 항소 없이 사간동 이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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