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로킷헬스케어는 이날 7만3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 5월 12일 공모가 1만1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567% 급등한 수준이다. 올해 코스닥 신규 상장사 가운데 주가 상승률 1위다. 시가총액은 1조1496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65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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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등과 함께 기업가치가 크게 뛰어오른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실적 개선이다. 로킷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은 131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37억원, 2분기 60억원, 3분기 69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3분기 누적 166억5000만원을 달성, 이미 지난해 연간 매출을 웃돌았다. 지난해 56억원에 달했던 영업적자는 올해 1분기 2억원 적자로 줄어든 뒤 2분기 6000만원, 3분기 7753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2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연간 기준 흑자 가능성도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로킷헬스케어의 실적 성장과 주가 랠리가 “장기재생”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AI 기반 초개인화 장기재생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린 로킷헬스케어가 시장 타이밍을 정확히 맞췄다는 해석이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최근 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은 AI 초개인화 장기재생 플랫폼 기술에 대한 기대감과 해외에서의 상용화 성과”라며 “기존 절단 중심 치료 패러다임을 ‘재생’ 중심으로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로킷헬스케어는 상장 당시 제시했던 성장 시나리오에 근접한 매출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회사는 투자설명서에서 △2024년 131억원 △2025년 238억원 △2026년 414억원 △2027년 655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올해 4분기에 2분기·3분기 수준인 약 60억원의 매출만 추가로 확보하더라도 내년 전망치인 238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는 구간에 들어선 셈이다.
실적 향상이 가리키는 로킷헬스케어 모멘텀
로킷헬스케어의 핵심 모멘텀은 AI 기반 장기재생 플랫폼이다. 플랫폼의 두 축은 3D 바이오프린터와 환자 맞춤형 일회용 키트다. 회사는 현재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 솔루션을 미국과 남미 등 일부 국가에서 상용화했고, 국내와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임상을 진행하며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당뇨발 제품은 당뇨합병증으로 절단이 불가피했던 발을, 로킷헬스케어의 AI·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환자 자신의 지방으로 만든 맞춤형 피부 패치를 출력·부착하는 방식으로 치료하는 플랫폼이다. 상처 3D 스캔과 AI 분석, 지방 채취 및 가공, 바이오프린팅, 패치 부착까지 전 과정이 약 1시간 안에 마무리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로킷헬스케어 장기재생 플랫폼은 AI로 상처를 인식하고, 3D 바이오프린터로 환자의 피부·연골 등을 출력한 뒤 자가 ECM(세포외기질) 기반 바이오잉크를 결합해 맞춤형 장기·조직을 재생하는 기술이다. 당뇨발뿐 아니라 욕창·정맥성 궤양 등 만성 상처, 화상과 피부암 절제 후 결손 부위,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연골 질환, 만성신부전 등 신장 질환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어 플랫폼 확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히 3D 바이오프린터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당 1세트씩 사용되는 소모품(일회용 키트)을 통해 반복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도 눈에 띈다. 회사의 실적 성장을 이끈 것도 3D 바이오프린터 장비와 일회용 키트 매출이다. 회사 관계자는 “로킷헬스케어 매출 대부분은 병원에 공급하는 3D 바이오프린팅 장비와 환자 치료 때마다 소모되는 일회용 키트에서 나온다”며 “장비를 도입한 병원에서 치료가 계속될수록 소모품 매출이 누적되는 구조라, 3D 바이오프린터를 들여놓는 병원이 늘어날수록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CPT 코드·공보험 청구로 상용화 리스크 해소
로킷헬스케어의 당뇨발 플랫폼은 미국과 남미에서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당뇨발 재생치료 플랫폼이 의료행위 분류·청구 코드인 CPT 코드를 부여받아 실제 진료 현장에서 시술되고 있다. 오랜 기간 제기됐던 “혁신 기술이지만 과연 미국에서 실제로 쓰일 수 있겠느냐”는 상용화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지웠다는 평가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서 CPT 코드를 활용해 공보험 청구가 이뤄졌다”며 “이는 미국 공공보험 체계 안에서 로킷헬스케어 재생치료가 공식적인 의료행위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험 적용을 통해 의료기관의 도입 장벽이 낮아지고, 환자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매출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 같은 레퍼런스는 다른 국가에서도 제도권 진입과 상용화 확대에 중요한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킷헬스케어에 따르면 장기재생 플랫폼은 5개국 임상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했고, 단 한 번의 시술로 평균 82%의 재생 성공률을 기록했다. 기존 절단·상처치료 방식과 비교해 평균 치료 비용을 4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플랫폼을 사용한 의료진은 “모든 수술 단계가 한 수술실에서 단시간에 진행돼 시간·경제적 효율성이 크다”고 평가했고, 환자들 역시 절단을 대체할 치료 옵션이 생긴 점과 삶의 질 개선 효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D 바이오프린터 가격도 병원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회사가 개발한 연구용 3D 바이오프린터는 약 33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병원에 공급되는 상위 모델은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에서 책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일회용 키트 가격은 세트당 약 1000달러 선으로, 기존 피부 이식 수술 비용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로킷헬스케어는 미국과 남미에 이어 당뇨병 인구가 폭증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임상 승인을 확보하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임상 승인을 받아 임상에 착수할 예정이며, 이스라엘에서는 공보험 진입을 위한 최종 임상 승인도 받았다. 상용화 국가가 늘어날수록 실적 성장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로킷헬스케어는 국내외 165건의 특허와 FDA, CE-MDR 등 주요 인증을 확보하며 높은 기술 진입장벽을 구축했다”며 “현재 46개국과 판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2027년까지 상용화 국가를 72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재생 의료기기 기업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