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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화손보의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3.0 무배당 출산지원금’ 상품은 9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받았다. 출산지원금 상품은 계약일로부터 1년 이후 출산하면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가입금액을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상품이다. 한화손보는 국내 최초 출산을 직접 보장해 새 보험영역에 진입하는 독창성, 여성의 출산과 산후 비용을 완화해주는 소비자 편익 제고 측면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표적 치매 치료제를 보장하는 흥국화재 ‘무배당 표적치매약물허가치료비’ 상품 또한 9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았다. 침착된 아밀로이드를 제거해 치매 원인을 표적 제거하고 최경증치매에도 현금 보험금을 지급하는 점,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최신 진료를 보장하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꿈의 비만치료제’로 불리는 위고비(비급여 GPL-1 수용체 작용제)를 처방받으면 연 1회에 한해 보장하는 삼성화재 ‘마이핏건강 비만건강 주요대사질환 비급여 GPL-1 치료비’ 또한 지난 11일 손해보험협회에서 9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했다. 이제는 비만이 더는 미용의 문제가 아닌 보험의 보장 영역이란 점, 비만 치료 시 중증질환 발생 가능성을 낮춰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협회가 높은 점수를 줬다.
손해보험협회 배타적사용권 심의위원회는 독창성·진보성·유용성·노력도 등 4가지 심사항목을 기준으로 배타적사용권 부여 여부와 기간을 정한다. 평균 80점~84점은 3개월, 85~89점은 6개월, 90~94점은 9개월이다. 평균 95점 이상을 받으면 1년간 배타적사용권을 쓸 수 있다. 지난달부터 배타적사용권 9개월을 받은 상품이 많아졌다는 건 그만큼 보험 신상품의 질적 수준이 올라갔다는 얘기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보험사는 총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한화손보·흥국화재·신한EZ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 등 9곳, 건수로는 총 15건이다.
배타적사용권 기간으로 보면 3개월 5건, 6개월이 7건 등으로 6개월이 여전히 가장 많았지만, 지난 11월 이후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은 3곳 모두 9개월 사용권을 받아 최근 신상품 수준이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신상품 질적 경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도 기대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 하나 개발하려면 오랫동안 통계를 모으고 위험 요인과 수익성 등을 분석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다른 회사가 바로 비슷한 상품을 내놓으면 양질의 신상품을 개발할 동력이 떨어진다”며 “좋은 상품에 대해 배타적사용권을 길게 인정해주면 더 좋은 상품을 출시할 유인이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 9개월 사용기간을 받은 상품은 어디서도 보장하지 않았던 영역을 민간 보험사가 보장해 사회적 안전망을 넓히는 의미도 있다. 금융당국도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배타적사용권 최대 기간을 더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다양한 신상품 개발을 독려하고 배타적사용권 실효성 강화를 위해 보호기간을 최소 3개월에서 6개월로, 최대기간을 12개월에서 18개월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보호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금융위는 심의 기준 또한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