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공범"…野, 경찰 지휘부 국회 불러 '출입 차단' 맹비난

한광범 기자I 2024.12.05 15:16:44

행안위 현안질의…與 ''계엄=내란죄'' 표현 문제삼아 불참
野 "국회 권능 파괴"·"중형 처해질 것"·"반국가적 내란"
경찰청장 "문제없다…법학자 아니라 이론 꿰뚫지 못해"

조지호 경찰청장이 5일 오후 비상계엄 선포와 대응과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가 진행되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기에 앞서 회의장 출입구에서 금속탐지기로 수색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정윤지 기자] 비상계엄 당시 경찰의 국회 출입 통제와 관련해 야당이 5일 국회에 출석한 경찰 지휘부를 향해 “내란 동조자”라며 파상공세를 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날 비상계엄과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을 불러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여당은 야당이 비상계엄을 내란죄라고 지칭하는 것을 이유로 현안질의 불참을 선언하고 질의 전 회의장에서 퇴정했다.

앞서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서울경찰청 산하 국회경비대는 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 처리를 위해 국회로 모이기 시작한 밤 11시 37분 국회 출입을 차단했다.

이로 인해 미처 국회 경내에 들어오지 못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상당수 의원들이 담을 넘어 국회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은 담을 넘는 의원들까지 출입차단에 나섰고 일부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못해 의원 190명만 참여한 채로 계엄 해제 결의안을 의결했다.

경찰이 의원의 출입을 막았던 사안인 만큼, 이날 회의는 긴장된 상태로 진행됐다. 국회사무처는 조 청장 등 경찰 지휘부가 행안위 회의장으로 들어올 때 ‘의원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국회사무총장 지시로 몸수색과 소지품 검사를 다시 했다.

야당 의원들은 경찰 지휘부를 “내란죄 공범”이라고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신정훈 위원장은 “경찰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절차를 원천 차단하려 했다”며 “국민을 적으로 삼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흔든 명백한 반국가적 내란 행위다.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관련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계엄 당시 상황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모이는 국회의원들을 ‘통제’라는 미명 하에 막아섰던 자들이 바로 경찰”이라며 “내란죄에 동조한 범죄 혐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회의장까지 담벼락을 넘었다. 의원들을 잡아서 계엄군에 넘기려고 한 것이냐”고 공세를 폈다.

부산경찰청장 출신인 이상식 의원은 “계엄령이 내려져도 헌법에 따라 국회의 활동에는 어떠한 제약도 가할 수 없다”며 “경찰이 병력을 대거 동원해 국회 정문을 막가 국가 헌법기관인 국회의 권능을 파괴했다”며 “(계엄사령관 지시를 받았다는) 경찰의 변명은 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국회를 병력으로 봉쇄하고 국회의원 출입을 금지시킨 행위는 형법상 내란죄와 국헌문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12.12 군사반란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조 청장은 내란죄에 가담한 것이다. 12.12 군사반란 당시 경찰들이 한 짓과 똑같은 내란죄를 저지른 것이다. 결국 중형에 처해질 것”이라고 힐난했다.

야당의 파상공세에도 조 청장은 “문제가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중형에 처해질지에 대해선) 사법부에서 판단할 영역이다. 의원들이 판단하실 게 아니다”며 “(3일 밤 국회 출입통제는)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 청장은 “만약 경찰이 국회의 기능을 못하게 하려 했다면 실제로 의원들 출입을 안 시켰을 것이다. 그런데 중간에 상시 출입자에 대해선 출입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일단 국회가 기본적인 정치의 장이기에 그렇게 (통상적 정치활동이라고) 생각했다. 계엄사령관의 국회를 통제해 달라는 의미를 모든 출입자 통제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부에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헌법학자처럼 완벽히 이론을 꿰뚫고 법을 집행하기는 어렵다”고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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