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美 대선 불복 움직임?…극우단체들 텔레그램에서 작당모의

이소현 기자I 2024.11.05 11:14:54

텔레그램에서 커지는 美선거 부정 운동
NYT "선거 결과 논란 일으키려는 움직임"
美 극우단체, 선거 방해·폭력적 행동 독려
''의사당 폭동'' 주도 단체 "저항에 동참하라"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에서는 벌써 선거 불복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미국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익 단체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선거일과 그 이후에 벌어질 수 있는 혼란과 폭력을 예고하고 나서고 있다.

2021년 1월 6일 워싱턴 DC에서 프라우드 보이즈의 리더 조 빅스(액자 중앙 하단의 체크무늬 셔츠)를 포함한 친트럼프 시위대가 미 국회의사당 건물 앞에 모여있다.(사진=AFP)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50개 이상의 텔레그램 채널에서 100만 개 이상의 메시지를 분석한 결과, 많은 메시지가 선거의 신뢰성을 의심하고, 투표 과정을 방해하려 하며, 선거 결과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텔레그램 채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2020년 대선 이후에 만들어진 것들이 많으며, 이는 미국에서 선거 부정 운동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 텔레그램은 약한 검열 정책과 높은 익명성으로 인해 극단주의자들이 실제 행동을 조직하는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익 단체들은 텔레그램에서 민주당 지역에서 투표 감시자를 모집하며, 선거 부정론을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NYT 분석 결과 파악됐다.

이 가운데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폭동에서 주요 역할을 한 프라우드 보이즈의 오하이오지부는 “저항에 동참하거나 억압과 폭정의 멍에를 자발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추종자들에게 선거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했다.

프라우드 보이즈가 운영하는 공개 텔레그램 계정에서는 선거 사기를 강조하며 폭력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자극하는 메시지를 자주 공유하고 있었다. 한 이미지에서는 발라클라바(머리 전체를 덮은 복면)를 쓴 무장한 남성이 등장하며, “자유로운 사람들은 공무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는 문구로 지지자들을 모집했다. 또 다른 이미지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부터 시작된 “좌파 민주당원”과의 갈등을 표현하며, “이제는 충분하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무엇이든 준비하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배는 정의의 실패로 간주해야 한다는 음모론을 강조했다.

정치 폭력을 연구하는 마이클 로덴탈 신시내티대학교 교수는 “프라우드 보이즈 그룹은 2020년 선거 이전보다 공개적으로 더 적게 모였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옳다고 느끼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활성화되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우드 보이즈 회원들이 2020년 11월 14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과 함께 미 국회의사당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AFP)


또 NYT 분석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익단체들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추종자들에게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등 지역 선거 회의에 참석하고, 시위에 참여하며, 금전적 기부를 하도록 독려하는 게시글을 4000건 이상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뉴햄프셔와 조지아 등에서는 부재자 투표를 제한하고 투표소를 감시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으며, “지옥처럼 싸울 준비를 해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캐서린 케넬리 전 뉴욕 경찰국 정보 분석가는 텔레그램에서 공유되는 이러한 극단적 견해가 선거일 및 그 이후의 폭력 가능성을 예고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텔레그램은 사람들을 오프라인 활동에 참여시키는 데 매우 자주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1·6 의사당 폭동 당시 구심점 역할을 했던 텔레그램은 이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선거일과 그 이후에 벌어질 수 있는 더 큰 혼란과 폭력의 전조가 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텔레그램은 법적 민주적 절차를 방해하는 폭력적인 콘텐츠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그 영향력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폴 M. 배럿 뉴욕대학교 교수는 “텔레그램은 ‘뭔가 해내자’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플랫폼”이라며 “우익 단체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폭력적 행동을 실제로 조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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