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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죽히죽 웃었다”…北, 신유빈과 셀카 찍은 선수들 ‘사상검열’

권혜미 기자I 2024.08.21 22:57:07

‘파리올림픽’ 출전한 북한 선수들,
사상평가 진행…위원회 간부들도 포함
“잘못 반성해야 처벌 피할 수 있어”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2024 파리올림픽’에서 남한 선수들과 셀카를 찍은 북한 선수들이 현재 평양에서 사상검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데일리NK가 평양 고위 소식통을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15일 귀국한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은 평양에서 사상 총화(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임종훈, 신유빈과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 리정식, 김금용 등이 시상대에서 삼성 Z플립 6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제 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은 중앙당과 체육성, 자체 총화 등 세 단계에 걸쳐 약 한 달간 사상 총화를 받는다. 파리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들과 올림픽위원회 간부들도 같은 절차를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NK는 사상 총화를 하는 이유에 대해 “북한에서는 해외 체류 자체를 비사회주의 문화를 접하는, 소위 오염 노출 행위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한국 선수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특별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는 시상식 후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해 메달리스트들이 시상대 위에서 셀카를 촬영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의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이 전달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임애지와 북한 방철미가 시상대에 올라 삼성전자 갤럭시 Z플립6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북한 선수들은 한국 및 중국 선수들과 셀카를 촬영했는데, 경직된 모습을 보인 방철미 선수와 달리 자연스럽게 행동한 리정식, 김금용 선수는 부정적인 평가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당에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당국이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는 “실제 북한 당국이 셀카를 찍은 선수들에게 처벌을 내릴지 아니면 경고나 자기반성 등 비교적 가벼운 비판으로 사안을 마무리 지을지는 더 두고 봐야 하는 상태”라고 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데일리NK를 통해 “셀카를 찍는 등 다른 나라 선수와 접촉이 있었던 선수들은 본인 스스로 자기비판에서 강하게 잘못을 반성해야 추후 정치·행정적 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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