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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협상·타협 대상 될 수 없어”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의료는 복지의 핵심이다.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을 비롯한 의료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인 약자 복지와도 직결돼 있다”며 “이는 협상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고 했다.
현재 정부가 주요 99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사직서 제출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80% 수준인 9909명이며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2%인 8939명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달까지 복귀하라며 최후통첩을 내린 상태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아플 때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국가가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 된다”며 “국가는 모든 국민이 필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공정한 지역 어디에서나 공정한 의료 서비스 기회를 누릴 수 있게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대비 부족한 의사 수 △고령화에 따른 보건 산업 수요 증가 △의사의 근로시간 감소 추세 등을 근거로 들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은 국가의 헌법적 책무를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수적 조치”라며 “과학적 근거 없이 직역 이해관계만 내세워서 증원에 반대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부는 의료 현장 혼란을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을 위한 의료 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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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돌봄 체계 정착되면 부모 부담 크게 덜어”
이어서 ‘늘봄학교’로 주제가 바뀐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국가돌봄 체계가 정착되면 부모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수 있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저출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이 돌봄과 교육을 부모에게 맡겨두는 ‘페어런스 케어’(부모돌봄)에서 국가가 책임지는 ‘퍼블릭 케어’(국가돌봄)로 전환해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면서 “그래서 정부는 국가 돌봄 체계의 핵심으로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있고, 시범사업을 통해 현장을 점검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국가 돌봄 체계의 중심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학교만큼 안전하고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없다”면서 “학부모는 돌봄 걱정 없이 마음껏 경제 사회 활동을 하고, 아이들은 안전하게 돌봄을 받으며 건강하게 성장을 하기 위해서 학교가 늘봄 학교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를 만들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정부가 총력 지원에 나서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한다는 말이 있다”며 “지역의 기업, 대학, 민간 전문가, 국민 여러분까지 우리 사회 전체가 한 마을이 돼서 소중한 아이들을 길러내는 데 함께 힘을 모아주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전문가들에게는 아이들을 위한 재능 기부에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지역사회와 연계하고 협력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늘봄 학교를 뒷받침하는 협조 체계가 잘 가동되기를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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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사법시험 합격자 2배 늘려”…의대 증원 필요성 역설
회의 중간 윤 대통령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2배가량 늘렸다는 점을 언급하며, 의대 증원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100명 이하로 뽑던 걸 300명, 500명 늘렸다가 김대중 대통령 때 1000명을 뽑았다”며 “변호사 숫자가 늘어나니 우리나라가 법치주의 발전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우리나라 민주화에도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의료 서비스의 지역 불균형과 필수 의료 체계의 붕괴라는 의료 위기가 어떻게 해서 발생했는지 시간을 되돌려서 생각해봐야 한다”며 “무너진 것은 결국 의사 수를 묶고 의사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산부인과나 소아과는 일정한 시설을 만들어 개원만 해놔도 공공 정책 수가가 지급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면 의사가 안 올 이유가 없다”면서 증원만이 해결책은 아니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책임보험과 의료분쟁 중재 조정에 대한 합리적인 제도, 공공 정책 수가를 만들어 뒷받침을 해 줄 때 우리나라 모든 지역에서 국민들이 균형 있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지역 필수 의료에 공백이 생기는 문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보건복지부와 협의를 해서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며 “의사를 얼마나 증원할 것인지는 국가가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해서 결정할 문제이며,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만간 세종시 중대본과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 상황본부를 방문해서 전체적인 진행 상황과 각 시·도별 애로사항이 어떤 것이 있는지, 또 교육부가 그걸 제대로 파악해서 지원하고 있는지 세밀하게 직접 챙기겠다”고 확언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차관 및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지자체에서는 지방4대협의체 회장과 시·도지사, 시도 교육감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와 교장, 학부모, 늘봄 프로그램 강사 등 관계자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 KB금융 ESG상생본부장 등 민간기관에서도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