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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독일 경제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며 “올해 1분기 생산이 소폭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일은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0.3%를 기록했다. 올 1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경우 기술적 경기침체(2개 분기 연속 역성장)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독일의 지난해 연간 GDP성장률도 -0.3%로 부진했다.
독일은 EU 최대 경제대국이지만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이후 제조업을 중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중공업 비중이 높은 탓이다. 독일은 4분기 연속 제로 성장률이거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에도 적잖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분데스방크는 “독일 경제가 지속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지나친 비관론은 경계했다. 분데스방크는 “특히 안정적인 노동 시장, 강한 임금 상승, 물가 상승률 하락을 배경으로 소득 상황과 이에 따른 민간 가구의 소비는 향후에도 계속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거시경제정책연구소(IMK)는 경기침체가 2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월부터 4월 말까지 최근 자료들을 종합한 지표에서는 경기침체 확률이 61.7%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초에는 이후 3개월 동안 56.8%를 기록했었다.
최근 유럽 주요 국가들이 경기침체에 빠졌거나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기준금리 조기 인하 주장에 다시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15일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27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3%에서 0.9%로 석 달 만에 하향 조정했다. EU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6.3%에서 올해 2.7%, 내년엔 목표치를 약간 웃도는 2.2%까지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정부도 최근 경제 둔화를 예상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1%로 내렸다. 영국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기술적 경기침체에 빠졌다. 지난 15일 영국 통계청은 지난해 4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1%)보다 감소폭이 더 크다. 앞서 작년 3분기에는 -0.1%를 기록하는 등 2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유럽 각국에서는 둔화하는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섣불리 나섰다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가능성도 있어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영국, 인플레보다 경기침체 더 걱정해야”
특히 영국은 기준금리 인하로 정책 방향을 선회하지 않으면 경기침체가 지금보다 더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작년 4분기 GDP가 영란은행(BOE)의 전망치보다 대폭 낮아진 상황인 만큼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기대하기보다 경기침체 심화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앤디 홀데인 전 BO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놓친 것과 하락 과정에서 경제를 무너뜨리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통화정책 측면에서 조기에 미리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4월이나 6월쯤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ECB 총재는“목표 금리 2%를 달성하고 장기간 유지될 것이란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급격한 금리인하가 인플레이션을 다시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수요를 지나치게 위축시킬 위험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