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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새 주인 찾기 시동…관건은 '자금력'

송주오 기자I 2023.08.21 19:07:56

현금동원력 부족한 하림·동원 등 재무적 투자자 협력
관심 보였던 SM, 높은 가격에 입찰 불참
산은 "이달 중 본입찰…연말께 최종 인수계약 목표"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HMM(011200)(옛 현대상선) 매각이 첫걸음을 뗀 가운데, 관건은 ‘자금동원력’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수가가 6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면서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으냐 여부에서 판가름이 날 것이란 관측이다.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사진=HMM)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 후보자들은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 전략을 택했다. 하림은 JKL파트너스와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우군으로 확보했다. 하림이 인수에 성공하면 글로벌 해운사 6위로 발돋움할 수 있다.

동원그룹은 하나은행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한국투자금융그룹과의 협력도 예상되고 있다. 동원그룹은 HMM 인수를 통해 해상운송,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육상물류(동원로엑스)까지 모두 가능한 종합물류기업을 꿈꾸고 있다. LX는 FI와의 협업, 인수금융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전략은 이미 예고됐다. 하림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조5000억원이다. 동원은 6000억원 정도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했다. 현금성 자산이 가장 많은 LX도 2조4000억원에 그친다. FI와의 협력 없이는 인수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FI들의 HMM 인수전 참여로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FI들이 12조원가량의 현금을 보유한 HMM을 상대로 과도한 배당 등을 집행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산은은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지난달 매각 공고에서 “매도인의 사정에 따라 (매각 관련 절차가) 취소 또는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적격 후보자가 없을 경우 매각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일각에서는 산은이 인수 이후 대규모 배당을 막기 위해 인수자와 주주 간 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의 높은 몸값은 인수에 관심을 보인 기업의 불참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일찍이 인수에 관심을 보인 SM그룹은 이날 입찰에 불참했다. 영구채 전환에 따라 인수금액이 커지면서 이에 부담을 느꼈다. 지난해 10월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글로벌세아도 최종적으로 참여를 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번 입찰에 참가한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Hapag-Lloyd AG)의 HMM 인수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고 있다. HMM이 국내 유일의 국적 해운사인 만큼 외국기업에 매각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산은 관계자는 “오늘 예비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8월 중 입찰적격자를 선정할 것”이라며 “이후 두 달가량 실사를 진행한 뒤 본입찰과 우선협상자 대상 선정, 연말께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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