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강남 8학군 쏠림 원래부터…자사고 정책과 무관”

신하영 기자I 2019.07.15 15:29:43

“자사고 폐지되면 강남 8학군 부활” 부작용 논란에 반박
“서울 강남·서초구, 전출 뺀 전입학생 매년 2000명 이상”
자사고 등록금 일반고의 3배 “자사고 진입장벽으로 작용”

서울 22개 자율형사립고 학부모들이 20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방침에 반대하며 서울 중구 정동에서 집회를 한 뒤 서울시교육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정책이 강남 8학군 쏠림 현상을 초래할 것이란 주장에 대해 교육부가 반박자료를 내놨다. 강남 8학군 쏠림현상은 자사고 정책과 무관하게 진행돼 왔다는 논리다. 하지만 서울에서 자사고가 본격 운영된 뒤 오히려 강남 8학군 지역 유입인구가 분산된 측면도 있어 반론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자료를 공개했다. 강남 8학군(강남·서초구) 쏠림현상은 자사고 정책과 무관하게 진행돼 왔다는 게 골자다. 이에 따르면 전출 학생을 뺀 강남 8학군(강남구·서초구) 전입 학생은 2017년을 제외하면 10년간 꾸준히 2000명 이상을 유지했다. 2009년 7690명까지 증가했지만 2016년과 2017년 각각 2143명, 1748명으로 감소한 뒤 2018년 2298명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이런 논리에 대해선 반론이 가능하다. 서울에 자사고가 본격 개교한 시기는 2010년~2011년 사이다. 강남 8학군 순 유입 인구는 2009년 7690명까지 치솟았지만 2010년 자사고가 운영된 뒤부터 4784명(2010년), 3609명(2011년), 3313명(2012년)으로 감소했다. 서울 전 지역에서 자사고가 생긴 게 오히려 강남 쏠림을 막고 분산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도 가능한 것.

교육부는 이어 서울지역 일반고 배정방식이 학군과 무관하게 지원할 수 있는 방식이라 거주지 이전 없이 원하는 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사고 정책과 무관하게 강북에서도 강남 8학군 고교에 지원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도 20%의 학생에게만 적용되는 논리다. 현재 서울시 고교 배정은 3단계 방식으로 이뤄진다. 1단계서 학군과 관계없이 서울 전 지역 고교 중 2곳을 지망, 여기서 20%의 학생이 배정을 받는다. 반면 학생 40%가 배정되는 2단계에선 거주지가 포함된 학군 내에서 2곳을 선택해 지원하게 된다. 1·2단계에서 고교 배정을 받지 못한 나머지 40%는 3단계에서 통학편의를 고려, 거주지가 속한 학군 내로 배정을 받고 있다. 2018학년도 기준 타 학군으로 배정된 비율 중 강남·서초 배정비율은 4.1%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선 여전히 자사고 폐지 후 강남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서울지역 상당수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돼도 1·2지망 때 거주지 인근의 명문고로 지원하는 현상은 여전할 것이며 아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교육특구로의 전입을 검토할 수 있다”며 “다만 강남 8학군의 경우 입시정책보다는 부동산 가격에 따른 장벽이 진입장벽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 8학군에 쏠리는 수요가 있더라도 교육정책이 아니라 부동산 장벽 탓에 ‘가고 싶어도 못가는 지역’이 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교육부는 일반고보다 3배 비싼 자사고 등록금이 저소득층에 대한 ‘자사고 진입장벽’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2017년 기준 자사고의 연간 입학금·수업료·학교운영지원비는 557만5000원으로 일반고(152만4300원)보다 3.65배 높다.

교육부는 자사고의 일반고 정책의 타킷으로 서울지역을 지목했다. 서울에 자사고가 과잉 공급돼 교육정책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논리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2개 자사고 중 52.4%(22개교)가 서울에 편중돼 있다. 서울만 놓고 보면 일반고(189개교) 대비 자사고 비율은 11.6%로 전국 평균(2.8%)보다 4.1배 높다. 학생비율로 보면 일반고 대비 자사고 비율은 14.2%로 전국 평균(2.8%)을 5배 상회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울지역은 자사고가 과도하게 남설(濫設)돼 있어 과잉 경쟁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강남 8학군 5~14세 학령인구 순 이동(단위: 명, 자료: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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