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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백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장관직 걸고 법개정 추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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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라 기자I 2018.03.19 17:24:08

강간죄, 폭행·협박 있어야 성립…피해자 저항정도에 초점
정 장관"성평등위 설치 공감…사실적시 명예훼손 개정해야"
與野 "여가부 역할 중요…더 적극적 대응 해달라" 질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상대방의 명백한 동의 없는 성관계도 강간죄로 인정하도록 직(職)을 걸고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폭행과 협박이 있어야만 인정하고 있는 강간죄 성립요건을 보다 폭넓게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정 장관은 또 ‘미투(Me too·나는 말한다)’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겪지 않기 위해선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여성가족위원회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 관련 현안보고 회의에서 “명백한 동의 없는 성관계는 강간죄로 못 박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형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장관으로서 직을 걸고 고칠 생각이 있는가”라는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답변했다.

정 장관은 “유엔(UN) 등 성폭력 관련 각종 국제 기준들이 권고한 대로 피해자의 동의에 의한 관계였는지를 중심으로 강간죄 성립 여부를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며 “다만 강간죄 안건은 형법상 개정사항인 만큼 법무부랑 먼저 논의해야 하는 사항이다. 법무부 장관과도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안희정 전 충남도시자사 업무상 위계에 의한 성폭력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섣불리 의견을 밝히는게적절치 않다”면서도 ‘안 전 지사와 같이 폭행과 협박은 없었지만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은 관계였다면 강간죄가 성립되는게 맞다고 보지 않나’는 김 의원에 질문에는 “그렇다”고 수긍했다.

현행 강간죄는 ‘폭행이나 협박에 의한 강제적 성관계’로 정의한다. 김 의원은 “영국이나 캐나다, 미국 캘리포니아 등 다른 선진국들은 폭행과 협박 여부에 상관 없이 피해자가 해당 관계에 동의했는지 여부를 두고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며 “우리나라 강간죄는 이에 비해 굉장히 미약한 편인데 왜 업무보고자료에 강간죄 법 개정 방향에 대한 문제는 언급되어 있지 않았나. 청와대에 혹은 국무회의 때라도 강간죄 개정을 안건으로 제기했어야 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한편 성폭력 피해자들이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역고소를 당할 가능성에 또다른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정 장관은 ”우선은 위법성조각사유를 적극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우선 모색하고 있다”며 “법무부는 현행 판례상 피해자가 이같은 사건으로 2차 피해를 입은 사례가 없다는 이유로 입장을 바꾸고 있지 않지만 여가부는 얼마든지 새로운 피해 사례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법무부의 주장대로 위법성조각사유 적용 가능성이 높지만, 궁극적으로 여가부는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를 개정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들불처럼 번지는 미투운동에 대해 여가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정 장관에게 장관으로서 자질을 의심된다며 자리를 내놓으라고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여야 상관없이 대한민국 여성을 위해 필요한 중요문제에 대해 전쟁을 치르는 생각으로 각오로 보여줘야 하는데 매번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만나서 별도로 건의를 할 건가. 건의하는 것도 노력해야 하나. 답변태도가 소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가부가 (이번 사태에서) 할 수 있는, 했어야 하는 일들이 참 많았다”며 “현재 여가부의 예산이나 조직으론 감당이 어려운 점이 안타깝다. 이번 기회에 적극적인 역할을 자처해나가면서 여가부의 필요성을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과거 어느정부보다 여가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성평등 관점에서 전 부처 정책 총괄조정 컨트롤타원 역할 수립을 해야 하는 대통령직속 성평등위원회의 밑그림이 안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성폭력 문제에 대한 여가부의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을 통해 성평등위원회 설치까지 갈 수 있도록 단계를 밟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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