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훈 검사, 영장실질심사 앞두고 투신 사망
|
당초 변 검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해당 법무법인에서 상담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위증교사 등 혐의로 당시 국정원 내부의 이른바 ‘현안 TF’ 구성원인 변 검사와 장호중(50·21기) 전 부산지검장, 이제영(43·30기) 대전고검 검사, 서천호 전 2차장, 고모 전 종합분석국장 등 5명에게 지난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안 TF는 국정원이 2013년 4월 윤석열 현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끌던 특별수사팀에 대응하기 위해 당시 감찰실장이던 장 전 지검장과 법률보좌관이던 변 검사, 파견검사인 이 검사, 서 차장, 고 국장, 문모 국익정보국장, 하경준 대변인 등 7명으로 꾸린 조직이다.
영장청구 대상자들은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 및 문 전 국장과 함께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사무실과 조작 희의록 등을 제공했으며 이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증거를 삭제하고 허위 진술을 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28~29일 장 전 지검장과 변 검사, 이 검사를 소환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사장을 포함해 현직 검사 3명에 대한 일괄적인 영장 청구에서 검찰 조직이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검사 3명은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장 전 지검장은 전날 ‘영장심문 포기서’를 제출하고 심문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 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21분쯤 법원에 출석해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심문을 성실히 받겠습니다”고만 답했다.
◇댓글수사 방해 의혹 국정원 변호사도 수사 중 ‘사망’
변 검사의 투신에 앞서 같은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국정원 소속 정모(43)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춘천시 한 주차장의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수사 당시 변 검사와 이 검사 등과 함께 법률보좌관실에서 일하다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기소되자 이에 대응하는 TF에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씨는 지난달 23일 검찰에 나와 참고인 조사를 받았으며 30일에도 보완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검찰은 정씨가 참고인 조사를 받은 시기를 전후해 이날 투신한 변 검사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변 검사와 이 검사도 몇 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변 검사의 갑작스러운 투신에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도 경위 파악에 들어갔다. 이 사건 수사로 벌써 두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자 강압수사 의혹이 불거질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변 검사의 사망에 걱정과 당혹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법원에 따르면 변 검사는 미체포 피의자여서 구인영장의 집행은 법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는 이날 영장실질심사 포기의사도 밝힌 바 없어 영장발부 여부 결정 대상도 아니었다.
국정원 수사팀은 “변 검사의 사망과 관련해 고인과 유족에 대해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바이며 매우 안타까운 심정을 금하기 어렵다”고 공식입장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