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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출석인원 298명 중 찬성 160표로 김 내정자에 대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8월21일 청와대로부터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 내정자는 한 달의 기다림 끝에 후보자 꼬리표를 떼어냈다. 국회 인사청문회(12~13일) 이후 8일 만이다.
김 내정자는 후보자 지명 때부터 ‘파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 양승태(69·2기) 대법원장과는 무려 13기수나 아래인데다 대법관 경력도 없다.
대법관 경력이 없는 대법원장은 3·4대(1961~1968년) 조진만 대법원장 이후 49년 만이다. 또 50대 대법원장은 12대(1993~1999년) 윤관 대법원장 이후 18년 만이다. 그는 법원 내부에서 ‘승진코스’로 불리는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도 없다.
김 내정자는 지명 후 첫 공식일정에 “나는 31년 5개월 동안 사실심(1·2심) 법정에서 당사자들과 호흡하며 재판만 해온 사람”이라며 “그런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어떤 모습인지 이번에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법관·법원행정처를 거치지 않아도 대법원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음을 자신한 것이다.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김 내정자가 대법관·법원행정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참모를 어떻게 꾸리는지가 매우 중요할 것 같다”며 “참모를 잘 구성한다면 무리 없이 대법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내 특정 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이 지나치게 부각된 점도 김 내정자가 향후 극복해야할 부분이다. 김 내정자는 진보성향 판사들이 많다고 알려진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의 회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야당으로부터 ‘정치적 편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이에 대해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모두 학술적인 단체로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판사로서 편향성을 가지기보단 항상 개개의 사건마다 타당한 원칙을 구하고 정의에 맞는 판결을 하려했지 편향성을 드러낸 적 없다”고 했다.
부산 출신인 김 후보자는 부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86년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현 서울북부지법)에서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특허법원 수석부장판사, 춘천지방법원장을 거쳤다.
김 내정자는 오는 25일 또는 26일에 취임식을 하고 6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