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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農心 달래려다`…태국 뱅크런 위기까지

이정훈 기자I 2014.02.18 19:24:50

쌀 보조금 지급위해 국영은행 자금 편법활용
사흘새 1조원 이상 예금인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수 개월째 정정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태국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사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태국 정부가 국영은행인 태국정부저축은행(GSB)을 활용해 농민들에게 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부기관을 지원하는 편법을 동원하자 은행 부실화를 우려한 예금자들이 최근 사흘간 300억바트(약 1조650억원) 가까이 예금을 인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자로 보도했다.

태국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농업농협은행(BAAC)이 시중가격보다 비싼 값에 농민들로부터 쌀을 매입하고 그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으로 쌀 보조금을 지급해왔지만 야권의 총선 저지로 새 정부 출범이 지연되자 정부는 이달부터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지지기반인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잉락 친나왓 총리는 GSB 자금을 동원한 것이다.

뜻밖의 예금 인출에 놀란 GSB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지원된 50억바트 외에 정부와 약속한 150억바트를 추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WSJ은 GSB의 즉각 대응으로 뱅크런의 불씨를 끄긴 했지만 이번 예금 인출사태가 최근 정치적 혼란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 번째 징후라고 해석했다.

실제 GSB가 추가 지원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태국 정부는 농민들에게 약속한 쌀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130억바트를 조달해야할 상황이다. 이 재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정정 불안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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