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공산당이 AIIB 장악" 탈퇴 시사…中 "거짓말"

김겨레 기자I 2023.06.15 17:44:41

AIIB 캐나다 직원 폭로…캐나다, 협력 중단
AIIB "근거 없어" 中대사관 "거짓말"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캐나다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탈퇴를 시사했다. AIIB가 중국 공산당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이에 중국은 “노골적인 거짓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본사. (사진=AFP)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은 이날 “캐나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AIIB 관련 정부 주도 활동을 즉시 중단한다”며 “캐나다의 AIIB 참여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중국 베이징 AIIB 본사에서 근무한 캐나다 국적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밥 피카드가 이날 AIIB가 공산당에 장악됐다고 폭로한 데 따른 것이다. 캐나다는 관련 의혹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가입 철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피카드는 “공산당 사람들의 압력 때문에 명확하고 투명한 의사소통이 방해를 받고 있다”며 “캐나다 납세자들이 캐나다보다 중국에 더 큰 이익이 될 이 조직에 자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피카드는 중국에 구금될 수 있다는 위협을 느껴 이번 주 초 AIIB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일본으로 도피했다.

중국은 피카드의 폭로가 거짓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주캐나다중국대사관은 “AIIB에 대한 관계자의 발언은 순전히 선정적인 과장이자 노골적인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AIIB도 성명을 내고 피카드의 폭로가 “근거 없고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캐나다가 AIIB를 탈퇴할 경우 중국과 관계가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중국이 캐나다에서 비밀 경찰서를 운영하고 선거에도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비판했왔다. 지난달 캐나다는 자국 정치인을 사찰한 혐의로 중국 외교관을 추방했으며, 중국도 이에 반발해 캐나다 외교관을 맞추방했다.

AIIB는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서방 주도의 다자기구에 맞서 중국이 주도해 2016년 설립한 국제금융기구다. 한국과 인도, 러시아, 독일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2018년 3월 AIIB에 가입했다. 미국과 일본은 AIIB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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