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원자로 美 우위인데..캐나다는 왜 韓에 러브콜?[과학이 궁금해]

강민구 기자I 2023.04.19 17:29:13

원자력연·캐나다 앨버타주 SMR 도입 협력 맞손
캐나다 오일샌드 산업, 자국 산업 육성 고려해 적극적
SMART, 연내 최종 인증 획득 목표···건설여부 주목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찾아 원자력, 우주, 양자 분야에 대한 양국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소형모듈원전(SMR)도 협력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가운데 미국 인접 국가인 캐나다가 우리나라 SMR을 자국 산업 성장과 탄소배출을 줄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관심이다.

19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캐나다 오일샌드 산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SMR 도입 타당성을 모색하기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경제성, 기대효과 등을 분석해야 하지만 캐나다 주 정부 주지사, 장관 등이 잇달아 원자력연을 찾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그런데 캐나다가 관심을 보이는 SMR은 우리나라가 199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2년 세계에서 처음 표준설계인가를 얻은 SMR의 초기모델인 ‘스마트(SMART)’이다. 201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우즈베키스탄 등에 상용화를 추진해 왔지만, 결실을 거두지 못했던 원자로를 캐나다는 왜 도입하려는 것일까.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캐나다 앨버타주가 온라인으로 상호협력 협약을 체결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이는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의 오일샌드 산업 특성상 시급히 SMR 도입이 필요한데다 우리나라가 설계 중인 혁신형SMR(iSMR)이나 미국의 차세대 SMR은 아직 설계 과정에 있거나 신뢰성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SMART는 지난 2012년에 세계에서 처음 표준설계인가를 얻어 안전성을 검증했고, 이를 개량한 모델이 연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인허가를 받는 걸 추진 중이다. 최근 원안위가 SMR 안전규제방향을 발표하는 등 규제가 발 빠르게 정비되고 있어 연내 최종 인허가도 유력한 분위기다. 이는 현재 논의 중인 SMR 중 가장 이른 시일 내 실증 건설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캐나다 현지 상황도 유리하다. 앨버타주 오일샌드 채굴 지역에 필요한 증기를 공급하기 위해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SMART가 효과적이다. SMART는 발전 용량이 기존 대형 원전의 10분의 1 규모로 용기 하나에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재 펌프가 모두 포함된 일체형 원자로다.

앨버타주의 라잔 소니 무역·이민·다문화주의 장관은 “원자력연이 보유한 SMR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브라이언 진 일자리·경제·북부개발 장관은 “원자력연의 SMR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앨버타주가 세계에서 책임있는 에너지 생산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캐나다 정부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2005년 대비 40% 수준으로 감축하기 위해 탄소세를 도입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다.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타리오, 뉴브런즈위크, 서스캐쳐원, 앨버타 등 4개주는 SMR 도입 전략을 발표하고 실증 배치 계획을 추진해왔다. 원자력연도 SMART의 현지 최적화 작업을 했고, 오일샌드에 적용한 시험 평가 결과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강한옥 원자력연 SMART개발단장은 “앨버타주는 오일샌드 산업·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SMR 도입 방안을 수립하고 실증 배치를 위한 전략을 추진해 왔다”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도 앨버타 오일샌드 채굴에 SMART 활용 사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앨버타주에서의 기업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앞으로 경제적 타당성 등을 따져봐야 실제 건설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정부 차원에서도 실제 캐나다에서 건설까지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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