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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망무임승차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서도 지속 가능한 차세대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 격차를 없애려면 구글 같은 빅테크들에게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분담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공화당 소속의 브랜던 카(Brendan Carr) 미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은 유럽연합(EU)규제 당국 지도자들을 만나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빅테크가 공정한 몫을 기여하기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FCC는 26일(현지시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카 위원의 언급을 전했다.
카 위원은 “대서양의 양쪽에서 고속 네트워크의 구축에 자금을 대는 우리의 접근 방식은 1990년대의 모뎀과 전화 접속 인터넷 시대 이후 바뀌지 않았다. 정보 격차를 끝내는 데 필요한 막대한 수준의 투자를 위한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다”라면서 “EU와 미국 관리들 모두 세부 사항은 다르지만 빅테크가 공정한 몫을 기여하도록 요구하는 업데이트된 접근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언급했다.
지난 8월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정부가 EU 집행위에 구글, 넷플릭스 등 빅테크 기업이 네트워크 투자에 기여하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 달라고 공동서한을 발송해 입법을 촉구했다. EU 집행위는 ‘연결 인프라 법안(Connectivity Infrastructure Act)’를 하반기 발의할 계획이다. 법안에는 빅테크 기업이 5G 투자에 기여하도록 의무화하는 조치를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EU 집행위 수석 부위원장은 “방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생성해 비즈니스를 영위하면서도 네트워크 연결성에 대한 투자에 기여하지 않은 이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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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도 관심이다. 김준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박완주 의원과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특정 사업자간(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간)의 분쟁이라는 협소한 관점보다는 네트워크 생태계의 상생과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서 법안을 포함한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디지털 경제 신경망, 망투자 비용 논의 가시화
각국 정부의 움직임은 구글이나 넷플릭스 처럼 인터넷 세상에서 트래픽을 많이 점유하면서도 망 이용대가를 내지 않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1년 4분기 기준으로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1% 이상을 차지한 기업은 구글(27.1%), 넷플릭스(7.2%), 메타(3.5%), 네이버(2.1%), 카카오(1.2%)였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AR·VR,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은 모두 네트워크 위에서 움직이는데, 이런 서비스를 하면서 다량의 트래픽을 일으키는 기업들이 통신망 대가를 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일반 이용자가 통신사에 내야 하는 비용이 올라가거나, 통신사들이 더 이상 네트워크를 관리하지 않고 투자하지 않는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이 발생할 수 있다.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SBS는 공영방송이 아닌데도 방송통신발전기금을 낸다”며 “CP(콘텐츠기업)든, ISP(통신사)든 공적 기금으로 통신망 비용을 처리하면 어떨까”라고 언급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을 공공성에 입각해 원칙을 먼저 세웠으면 한다. 투자 비용이 부족하다면 누구에게 걷어야 하는지 고민해 달라”고 했고, 통신사 관계자는 “정보통신부 시절 초고속인터넷을 설계할 때 빠른 보급을 위해 저렴한 정액제 모델로 했고, 이후 인터넷 종량제(쓰는 만큼 내는 모델)논의가 불붙었다가 여론의 질타로 수그러들었다”면서 “정액제로 시작한 것은 빅테크 등 기업 사용자들의 비용 분담을 전제한 것”이라고 했다.